▲ 서울 가양동 아파트 화재 현장
뇌병변 장애인 모친과 그를 모시고 살던 아들이 11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 아파트 화재와 함께 15층에서 추락해 숨졌습니다.
이들은 아파트 화단에서 함께 목숨을 잃은채 발견됐습니다.
이날 오후 4시 55분 15층 집에 불이 번지자 뛰어내려 숨진 것으로 소방과 경찰 당국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세대에는 60대 부부와 38세 아들 등 3명이 함께 살았습니다.
이날 모친과 아들이 숨졌고 부친은 불이 나기 전 외출해 화를 피했습니다.
강서구 복지 담당자는 "모친은 뇌병변 장애인이고, 부친도 건강이 안 좋아 휠체어를 타고 다녀 아들이 혼자 부모님을 모시고 산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는 영구임대 아파트로, 사망자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확인됐습니다.
이 담당자는 "장애가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인 만큼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세대를 방문해 점검도 하고 지원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파트 화단 주변엔 폴리스라인이 쳐졌습니다.
새카맣게 그을린 15층을 올려다보던 주민들도 참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주민 박 모 씨는 "'쿵' 하는 소리가 들려 창문이 떨어진 줄 알았다"며 "오며 가며 얼굴을 본 사이인데, 비참한 마음이 들고 가슴이 울렁거린다"고 말했습니다.
단지 내 상가에서 일한다는 60대 최 모 씨는 "아들이 효자였다. 불이 났는데 엄마를 두고는 못 가니까 살리려고 뛰어내린 것 같다"고 추측했습니다.
모친이 당뇨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 씨는 "내가 휠체어를 타서 아는데, 화재가 발생했을 때 몸이 불편한 사람은 대피하기가 어렵다"며 "우린 불 나면 죽을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화재가 난 아파트의 3층 주민은 "목욕하려고 옷을 다 벗었는데, 불이 났다길래 아무거나 입고 바로 나왔다"며 "소방 훈련을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냐"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날 현장 감식은 화재 발생 약 3시간 30분 뒤인 오후 8시 20분 끝났습니다.
정확한 화재 발생 경위와 원인 파악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소방 관계자는 "진압 초기 집 안에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가 없는 줄 알았지만, 이후 화단에서 사망자가 발견됐다"며 "정확한 발화 지점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집 내부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방 당국은 전기적 요인, 방화 여부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원인이나 사망 시점은 조사해봐야 한다"며 "불이 확산한 뒤에 뛰어내렸는지, 그 전에 뛰어내렸는지 시점도 파악이 안 됐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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