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롬비아 규모 7.4 강진 현장
콜롬비아 서부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해 1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불의 고리'에 속한 이 지역의 지질학적 특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 EMSC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현지시간 10일 오전 7시 34분쯤 발생했으며, 규모 7.4를 기록했습니다.
진앙, 즉 지진이 시작된 지점의 바로 위 지표면은 콜롬비아 서부 연안에 있는 초코주 일대입니다.
이 지역은 전 세계 지진과 화산 활동의 약 90%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진 '불의 고리', 즉 환태평양 조산대의 일부입니다.
지질 전문가들은 콜롬비아 서부가 태평양 바닥의 해양판인 나스카판과 대륙판인 남아메리카판이 맞물리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합니다.
이 지역에서는 태평양 바닥의 나스카판이 대륙판인 남아메리카판 아래로 밀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지각판이 다른 지각판 아래로 파고드는 현상을 ‘섭입’이라고 합니다.
두 판이 맞물린 상태에서 강한 마찰이 생기면 움직임이 멈추고, 그 사이에 엄청난 에너지가 쌓입니다.
그러다 마찰력이 버티지 못하면 판이 갑자기 움직이면서 쌓여 있던 에너지가 지진파로 퍼져 나가는 겁니다.
과거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1960년 칠레 대지진 등 초강진이 이런 섭입이 일어나는 지역에서 발생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동아시아부터 북미와 남미, 남아시아까지 이어지는 '불의 고리' 역시 여러 해양판과 대륙판의 섭입대를 연결한 거대한 지진·화산 활동대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콜롬비아 강진을 유발한 남미 구간의 나스카판과 남아메리카판처럼, 불의 고리를 이루는 다른 지역에서도 지진 에너지가 계속 축적되고 있습니다.
일본과 쿠릴 열도에서는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북아메리카판 등이 맞물리고 있고, 알래스카와 알류샨 열도에서는 태평양판과 북아메리카판이 맞물립니다.
북미 서부에서는 후안데푸카판과 북아메리카판이 맞물려 있고,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태평양판과 필리핀판, 유라시아판 등이 복잡하게 맞물려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발생해 수십 명의 인명 피해를 낸 일본 구마모토 강진도 '불의 고리'에서 발생한 지진입니다.
다만 미국 캘리포니아처럼 섭입대가 아니면서도 강진 위험이 높은 지역 역시 '불의 고리'의 일부입니다.
이번 콜롬비아 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약 110킬로미터로 상대적으로 깊습니다.
일반적으로 진원이 깊은 지진은 지표면에 있는 시설물에 전달되는 충격이 얕은 지진보다 작은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지진은 규모가 7.4에 달할 정도로 강력했던 만큼 심각한 피해를 남긴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지진학자 수잔 반 더 리 교수는 이번 지진에 대해 진원이 깊었지만 규모가 워낙 커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반 더 리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이번 지진에서는 땅속의 갈라진 부분이 위아래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 양쪽으로 엇갈리듯 수평으로 움직이는 현상도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계곡 지역에 피해가 더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규모 7대의 지진은 매우 많은 에너지를 한꺼번에 방출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규모 7대의 강진이 과거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수백 개에 맞먹는 위력을 낼 수 있다는 추산도 있습니다.
최근 남미에서는 콜롬비아의 인접국인 베네수엘라에서도 지난 6월 24일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다만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의 지진은 발생한 지질학적 환경이 다릅니다.
베네수엘라는 ‘불의 고리’에 속하지 않고, 당시 지진도 지하 20킬로미터와 10킬로미터에서 잇따라 발생한 비교적 얕은 지진이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이번 지진의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구조와 수색 작업이 진행되면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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