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롬비아 지진 피해 현장
금세기 들어 가장 강력한 지진이 10일(현지 시간) 콜롬비아를 강타한 순간, 콜롬비아 곳곳에서는 여러 건물이 마치 폭격을 맞은 듯 무너져 내리면서 현지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이 입수한 영상에는 콜롬비아 서부 리사랄다주의 주도(州都)인 페레이라에서 4층짜리 건물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페레이라는 이번 지진 진앙으로부터 동쪽으로 불과 약 60km 거리에 있는 곳입니다.
붕괴 건물은 과일 가판대가 곳곳에 설치된 거리 한복판에 그대로 주저앉았고, 주민들은 자욱한 흙먼지 속에 황급히 대피했습니다.
페레이라 지역에서는 산호세 교회 외벽 일부가 무너지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가로수와 전봇대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면서 교회 건물이 붕괴하자 행인들은 비명을 지르며 서로를 붙잡고 도망쳤습니다.
페레이라 교외로 차를 몰고 가던 중 지진을 만난 주민 산티아고 벨라스케스는 "지진으로 땅이 심하게 흔들려서 모든 차량이 도로에 멈춰 서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바예델카우카주의 주도이자 콜롬비아 제3의 도시인 칼리에서도 최소 20채의 건물이 무너지며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현지 당국은 칼리 대학병원 소아과 및 신생아 병동을 포함한 일부 병원 건물이 무너져 환자들이 갇혀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의료진들이 환자들을 들것에 싣고 병원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직접 망치 같은 도구를 들고 생존자 수색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반려견을 품에 안고 수색 작업을 지켜보던 주민 알바로 로페스는 "우리 건물은 폐허가 됐고, 옆 건물은 완전히 무너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는 "건물이 무너질 때 마치 폭탄이 터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고 현지 언론에 말했습니다.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마테카냐 국제공항에서는 지진으로 천장 자재가 우수수 떨어져 내렸습니다.
공항 내부가 폭격을 맞은 듯 극심하게 흔들리며 천장이 곳곳에서 무너졌습니다.
이용객들은 머리를 보호하며 급히 공항을 빠져나갔습니다.
콜롬비아 항공 당국은 지진 발생 이후 페레이라를 비롯해 마니살레스, 키브도, 아르메니아, 카르타고, 부에나벤투라 등 서부 지역 6개 공항에서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132명, 부상자는 570명입니다.
하지만 구조 작업이 이제 막 시작 단계이고, 건물 잔해에 갇힌 이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져 사망자 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일부 콜롬비아 주민들은 디지털 데이터베이스에 자체적으로 실종자 신고를 시작했습니다.
한 데이터베이스에는 2천 명 넘는 실종자가 등록됐고, 실종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잠정 분석에 따르면 콜롬비아 현지 시각으로 이날 오전 7시 34분(한국 시간 오후 8시 34분) 태평양 연안 초코주(州)의 산호세델팔마르 인근에서 측정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콜롬비아 지질조사국은 이번 규모 7.4 지진은 21세기 들어 콜롬비아에서 기록된 가장 강한 지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번 지진은 베네수엘라에서 6천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강진이 발생한 지 불과 한 달 보름여 만에 일어났습니다.
한 주민은 "콜롬비아 사람으로서 우리는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난 일을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지진이 났을 때) 주저 없이 '다음은 우리 차례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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