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조정이 장기화하면서 증시로 향했던 자금이 다시 은행 예금으로 돌아오는 이른바 '역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들도 정기예금에 여윳돈을 넣으면서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91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6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91조 4천441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개인과 중소기업, 대기업의 정기예금을 모두 합한 금액입니다.
지난해 말 939조 원이었던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 2월 946조 원까지 늘었다가, 3월과 4월에는 937조 원대로 감소했습니다.
당시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로 급락했던 증시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개인 자금을 중심으로 은행 예금에서 주식시장으로 돈이 이동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이 다시 바뀌었습니다.
6월 말 949조 4천억 원이었던 정기예금 잔액은 7월 말 984조 9천억 원으로, 한 달 만에 약 35조 5천억 원 급증했습니다.
이달 들어서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6일에는 991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긴축 기조를 시사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코스피는 지난 6월 19일 9천331로 전고점을 기록한 뒤 하락해, 지난달 29일에는 5천663까지 밀렸습니다.
증시에서 투자 기회를 기다리는 대기 자금도 줄었습니다.
지난 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4조 원 수준으로, 지난 6월 초 139조 7천억 원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25% 넘게 감소했습니다.
은행으로 돌아오는 건 개인 자금만이 아닙니다.
기업의 정기예금 잔액은 5월 말 509조 6천억 원에서 지난 6일 561조 4천억 원으로, 두 달여 만에 50조 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기업들이 여윳돈을 손실 위험이 낮은 정기예금에 적극적으로 넣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예금금리도 올라갔습니다.
현재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3.2에서 3.3% 수준으로,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직전 2% 후반대보다 높아졌습니다.
증시 변동성에 지친 투자자들과 기업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다시 은행으로 이동한 셈인데, 이런 반대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취재: 김민정, 영상편집: 김나온, 디자인: 이정주, 제작: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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