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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으면 체온 38도"…폭염·화마와 사투 벌이는 소방관들

"벗으면 체온 38도"…폭염·화마와 사투 벌이는 소방관들
▲ 벌집제거용 방호복을 입는 소방관

"10분 만 입고 움직여도 온몸이 완전히 젖습니다."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은 지난 7일 경기 수원시 수원남부소방서.

소방 장비 착용 시연을 맡은 이 모 소방교는 묵직한 화재 출동용 방화복을 능숙하게 입어 보였습니다.

화재 출동 시 대원들이 착용하는 장구류의 무게는 남자 초등학생 한 명을 업고 있는 것과 맞먹습니다.

방화복과 방화 헬멧, 공기호흡기, 무전기, 개인 랜턴, 소방용 도끼 등을 모두 갖추면 장비 무게만 25~30㎏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공기호흡기 무게만 10㎏가량입니다.

공기호흡기 용량은 통상 40분 분량이지만, 실제 화재 현장에서 숨을 가쁘게 쉬며 진화 및 구조 활동을 벌이면 20~30분 만에 소진돼 교체해야 합니다.

대원들은 공기를 다시 채워가며 무거운 장비를 멘 채 화재 속을 수차례 드나듭니다.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소방관들은 출동이 없는 시간마다 팀 단위 전술훈련과 개인 체력 단련을 반복합니다.

화재 신고가 접수되면 7분이라는 '골든타임'(신고 접수 2분, 이동시간 5분) 안에 현장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원들은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끼려고 달리는 소방차 안에서 25㎏이 넘는 장비를 갖춰 입습니다.

여름철 소방관들을 괴롭히는 것은 화마뿐만이 아닙니다.

꿀벌부터 말벌까지 벌들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이 시기에는 소방서마다 하루 10건 이상의 벌집 제거 신고가 쏟아집니다.

이어 벌집 제거용 보호복 착용 시연을 맡은 소 모 소방장이 새하얀 보호복을 차례로 갖춰 입었습니다.

소 소방장은 상·하의를 지퍼로 연결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부 노출을 완전히 차단한 뒤, 두꺼운 장갑을 끼고 망사 투구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보호복 착용을 도운 동료 전준영 소방장은 벌이 옷 속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소 소방장의 장갑과 소매 사이 틈새를 청색 테이프로 칭칭 감았습니다.

단 1분 만에 보호복으로 무장했지만, 소 소방장의 이마에는 벌써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벌침이 뚫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특수가공한 나일론 원단 재질의 보호복의 무게는 2~3㎏ 남짓이지만, 바람이 전혀 통하지 않아 착용과 동시에 순식간에 온몸이 땀으로 젖습니다.

착용하기는 힘들어도 보호복은 부상으로부터 대원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필수품입니다.

작업 환경도 녹록지 않습니다.

벌집이 손닿은 곳에 있으면 금방 끝나지만, 벽 안쪽이나 처마 틈새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하면 1시간 이상 뙤약볕 아래서 사투를 벌여야 합니다.

전 소방장은 "폭염에 벌집 제거용 보호복을 입으면 체감온도는 40도를 웃돈다"며 "10분 만 움직여도 온몸이 땀에 젖어 진이 다 빠진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런 현장에서 돌아온 대원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시원한 얼음물입니다.

폭염 속 뜨거운 화염·벌집과 사투를 벌인 뒤 마시는 시원한 물 한 모금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다고 대원들은 입을 모읍니다.

이 소방교는 "방화복을 벗자마자 체온을 재면 38도가 넘을 때도 있다"며 "그래도 내부 온도가 1천 도가 넘나드는 화재 현장에 있다 나오면 한여름 더위조차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라고 웃어 보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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