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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보다 무서운 밤…"잠 못 드는 밤 열 스트레스 커" [취재파일]

요즘 밤이 되어도 활동하기가 여의치 않습니다. 집 밖을 나서 10분 정도만 걸어도 뜨거운 습기에 땀이 나고 몸이 지칩니다. 에어컨을 끄면 잠을 이루기 어렵고, 새벽에도 창문을 열면 서늘한 공기 대신 뜨거운 바람이 들어옵니다.

실제로 올해 7월은 새로운 '밤의 기록'을 썼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7월 밤 최저 기온이 23.4℃로 역대 가장 높았습니다. 평년보다는 2.2℃나 높은 기록입니다. 어제와 오늘 서울의 밤 최저 기온은 각각 29℃, 28.9℃로 낮 기온이라 해도 무방한 정도의 높은 온도를 보였습니다. 서울 양천구는 29.9℃로 서울 중 가장 높아 초열대야* 수준의 더위를 보였습니다.

 

열 스트레스 지수, 밤에 빠르게 강화

유럽 중기예보청이 1950년부터 2024년까지 75년간의 전 세계 기온, 습도, 바람 자료를 바탕으로 '열 스트레스 지수'를 계산했습니다. 열 스트레스 지수는 단순히 기온이 아닌 습도와 바람, 복사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체에 가해지는 부담을 정량화한 값입니다. 단위가 기온과 같은 섭씨 온도(℃) 단위를 쓰지만 다른 의미입니다. 값이 26을 넘어갈 때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걸로 나타나는데 강도에 따라 강한(strong), 매우 강한(very strong), 극심한(extreme) 스트레스로 나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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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전 세계 열 스트레스 지수는 꾸준히 상승해 왔습니다. 낮과 밤을 나눠 비교해 보니 낮보다 밤이 더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낮의 열 스트레스 지수는 10년에 0.27℃씩 상승한 반면, 밤은 0.32℃로 증가폭이 더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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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 낮 열 스트레스 지수 증가 그래프, 오른쪽 - 밤 열 스트레스 지수 증가 그래프 / 낮은 +0.27, 밤은 +0.32

 

열대야 기간 열 스트레스까지

서울은 오늘로 열대야가 15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만 18번 열대야(7월 13번, 8월 5번)가 나타났는데, 전국적으론 같은 기간 대비 올해 열대야 일수가 가장 많습니다. 열대야는 밤 최저 기온이 25℃ 이상인 밤으로 열 스트레스 지수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열대야가 나타나는 밤에 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겁니다.

유럽 연구진에 따르면 열대야가 나타난 밤에 인체가 열 스트레스를 느끼는 날도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열 스트레스의 정도가 '보통'과 '강함' 모두 꾸준히 증가했는데, 특히 2010년부터 열 스트레스를 느끼는 비중이 급증했습니다. 강한 열 스트레스를 받는 날은 1950년대와 비교해 2024년에 4~5배나 늘었습니다. 단순히 더운 밤을 넘어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밤이 잦아지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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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우리 신체에 매우 중요한 시간입니다. 낮 동안 열심히 일한 우리 신체가 다음 날을 위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밤에도 기온이 높아지며 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게 됩니다.
 
강재헌 l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밤에 기온이 높으면) 심혈관계 질환에 문제가 됩니다. 밤에는 쉬면서 심장도 낮에 덥기 때문에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심장이 펌핑을 많이 하는 그런 상태에 있다가 밤에는 심장을 비롯한 심혈관계도 휴식을 취하게 되는데, 밤에도 체온이 높게 되면 이 심혈관계 장기들이 심장을 비롯해서 쉬지 못하고 혈압이나 또는 맥박이 빨라지게 됩니다. 이런 환경에 장기적으로 노출이 될 경우에는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동아시아에 극심한 스트레스↑

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체적인 열 스트레스도 증가했습니다. 낮과 밤을 포함한 열 스트레스 지수를 살펴보면 대륙별로 유럽과 남아메리카에서 극심한 열 스트레스가 가장 많이 증가했습니다. 1970년대에 비해 2015~2024년에 2.5배로 증가폭이 가장 컸고 아시아는 1.2배로 가장 증가폭이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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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는 유럽이나 아메리카 대륙보단 상대적으로 안전한 걸까요? 아시아 자료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연구팀은 아시아를 11개 권역으로 나눠 조사했는데 우리나라가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극한 열 스트레스 지수는 무려 11배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두 번째로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인 동시베리아가 5배 정도이니 동아시아 지역의 증가폭이 얼마나 큰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아시아 전체 통계에 속아 안심할 상황이 전혀 아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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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스트레스 노출 인구 10억 명 증가…진짜 원인은?

연구진은 열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인구 비율도 계산해봤습니다. 단 하루라도 열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96.7%나 됐습니다. 지구상에서 열 스트레스를 안 받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은 겁니다.

1년 중 최소 90일 이상 강한 열 스트레스를 경험한 인구는 1970년대 55%에서 최근 기후에선 70%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전 세계 인구 10명 중 7명은 1년에 석 달 이상 강한 열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극한 열 스트레스 지수를 최소 하루라도 겪는 인구도 증가했는데 1970년대 16% 정도이던 비율이 최근엔 22%까지 늘어났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인구 10억 명이 극한 열 스트레스에 더 노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열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인구가 늘어난 것이 과거보다 인구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열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진 날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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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프 가장 오른쪽 강조된 숫자(%)가 열 스트레스로 인한 비율 증가폭

올해 경남 양산이 무려 42.5℃를 기록하며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고, 서울도 40도 가까운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밤 기온 역시 30도 가까운 기온이 이어지며 낮과 밤 모두 우리에게 힘든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야외 활동을 줄이고 물을 많이 마시는 등 각자의 건강 관리 수칙도 중요하지만, 더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는 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해 보입니다.


<참고문헌>
Rebecca Emerton, Julien Nicolas, Anna Lombardi & Claudia Di Napoli, "Global heat stress intensification and its expanding footprint on the human population", nature climate change(2026) 16, pages 989–996, doi.org/10.1038/s41558-026-026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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