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도둑"이라 부르며 비난한 여파로 양국 외교관계가 급랭하고 있습니다.
오는 10월 브라질 대선에서 통산 4선에 도전하는 룰라 대통령을 향한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직설적 도발이 양국 간 외교 충돌로 번지는 분위기입니다.
현지시간 5일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에 따르면 브라질 외무부는 전날 주브라질 아르헨티나 대사를 불러 공식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아르헨티나와의 외교 관계를 대사급에서 '대사대리' 수준으로 격하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본국으로 불러들였던 줄리오 비텔리 주아르헨티나 대사의 부에노스아이레스 복귀도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브라질 정부 관계자는 라나시온에 "그동안 큰 인내심을 갖고 대응을 자제해 왔으나, 룰라 대통령을 향한 거듭된 모욕으로 인해 이번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밝혔습니다.
라나시온은 이 같은 브라질의 외교적 조치가 1983년 아르헨티나 민주화 이후 양국 외교사에서 전례가 없는 초유의 결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7월 25일 브라질 자유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룰라 대통령을 겨냥해 "도둑", "전과자" 등 직설적인 비난을 했고, 이후에도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비슷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4일에는 "브라질이 파랗게 물들길 바란다. 부패한 도둑과 좌파를 몰아내는 건 언제나 좋은 일"이라고 직접적인 대선 개입성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파란색은 블루타이드(우파 집권 물결)를 상징하는 색입니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외교 관계를 격하한 브라질의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우리는 정치적 견해 차이에 대해 제도적 조치로 대응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외교 소식통들은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핵심 동맹국 간의 관계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아르헨티나 역시 시차를 두고 비슷하게 외교 관계를 격하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좌파 정부인 브라질은 최근 아르헨티나 밀레이 대통령의 강경 발언과 미국의 브라질 추가 관세에 이은 주미 브라질 대사 비토 등이 오는 10월 치러지는 브라질 대선에 개입하려는 서반구 우파의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선 좌파인 룰라 대통령과 우파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맞붙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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