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수도 하바나 거리가 온통 암흑으로 뒤덮였습니다.
가로등은 물론 교차로와 도로의 교통 신호등도 전혀 작동하지 않습니다.
가정집 내부 역시 어둠만이 가득합니다.
쿠바 국가 전력망에 전력 공급이 완전히 차단되면서 전국에 전기가 끊긴 겁니다.
국가 전력망 붕괴로 인한 대정전 사태는 올해 들어서만 여섯 번째입니다.
[다이멜 로드리게스/쿠바 하바나 주민 : 국가 전력망이 고장 나면 사람들은 지쳐서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건 견딜 수 없어요.]
[레이니에르 페레즈/쿠바 하바나 주민 : 우리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모두가 바라는 것은 조금의 명확한 상황 파악과 전기 공급으로 (음식이) 상하지 않게 하는 겁니다.]
정전의 근본 원인은 미국의 에너지 교역 금지 조치로 인한 원유 부족입니다.
쿠바자체 원유생산량은 쿠바 전체 하루 필요 원유량의 40% 남짓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부족량을 수입해 온 이웃 좌파 국가 베네수엘라, 멕시코가 모두 올초부터 미국 압박으로 수출을 중단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발전시설 노후화까지 겹쳐 정전사태는 악화했습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발생한 대정전이 네 차례에 달하면서 쿠바의 산업은 물론, 일상까지 망가지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가 전력망을 완전히 복구, 정상화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최소 8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1조 5천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미국의 강력한 경제 제재로 쿠바의 외화벌이 수단인 관광과 의료 서비스 수출마저 막혀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없습니다.
미국의 경제제재에 맞서 쿠바는 자구책으로 중국 베트남식 개방을 추진한 데 이어 외국인 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쿠바의 정책들을 독재 정권을 유지하고 국제 사회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겉으로만 개방하는 척하는 연막작전이라고 평가하며 경제적 봉쇄를 풀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병직)
거리부터 가정집까지 온통 '암흑'…"더는 못 견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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