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경남 통영시 산양읍 중화항 주변 조피볼락(우럭)·참돔 가두리 양식장에서 어민이 뜨거운 햇빛을 가리기 위해 차광막을 설치하고 있다.
"역대 최악의 무더위라 수온이 오르면 끝장입니다. 어민들은 고수온에 물고기가 폐사할까 초비상이죠."
어제(4일) 오전 11시 경남 통영시 산양읍 중화항에서 쪽빛 바다를 5분가량 가로질러 도착한 0.75 헥타르(㏊) 규모 가두리 양식장.
기온이 33도를 나타낸 이곳에서 어민 이 모(57) 씨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뜨거운 햇빛 사이로 양식장 표면에 차광막을 덮는 작업에 열중했습니다.
이 차광막은 태양광을 막는 폴리에스터 재질의 그물 형태 덮개입니다.
이 씨는 "가뜩이나 더운 날 씨에 바다 햇빛도 양식장에 그대로 내리쬐고 있어서 차광막으로 덮는 작업을 해야 수온 상승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남도에 따르면 통영 산양읍 등을 포함한 욕지도 서단과 비진도 동단 사이 일대 해역에는 지난달 27일부터 고수온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입니다.
고수온 주의보는 수온이 28도에 도달하거나 도달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됩니다.
아직 고수온 피해가 본격적으로 발생하진 않았지만, 이 씨와 같은 어민들은 고수온 주의보 발령 이후 피해 예방에 총력을 쏟습니다.
조피볼락(우럭) 약 40만 마리와 참돔 약 9만 마리를 양식하는 이 씨는 그늘이 하나도 없는 해상에서 뜨거운 햇빛을 피하기 위해 매일 모자와 마스크, 장화, 긴팔 옷 등으로 온몸을 중무장한 채 양식장 관리에 나섭니다.
양식장에 나갔다 올 때마다 비 오듯 땀을 흘립니다.
이 씨는 "아직 본격적인 고수온 피해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한번 발생하면 대책이 없어 사전 대비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며 "틈만 나면 양식장 일대 바닷물 온도를 확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냉수대(바다 저층의 차고 낮은 물 덩어리가 일시적으로 표층으로 이동하는 현상) 현상이 있지만, 나중에 수온은 급격히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때는 차광막을 두 겹씩 덧댄다"고 부연했습니다.
양식장에서는 참돔이 그나마 높은 수온을 잘 버티지만, 조피볼락은 더위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고수온으로 폐사가 시작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이런 탓에 수산물 재해보험에도 가입한 이 씨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기 전인 지난 6월에 조피볼락 약 7만 마리를 미리 시장에 팔아 치웠습니다.
이날 차광막 덮는 작업을 하던 중에 그는 오전에 먹이를 주지 않은 조피볼락 무리에게 사료를 줬습니다.
사료가 물에 흩뿌려졌는데도 조피볼락은 더위에 움직임이 느려진 듯 서서히 수면으로 올라왔습니다.
이 씨는 "여름이면 물고기도 스트레스를 받고, 입맛도 없어 사료도 챙겨 먹지 못한다"고 혀를 찼습니다.
이날 오전 11시 이 씨 양식장 일대 표층 수온은 21.3도를 기록했습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조피볼락 양식 표준 매뉴얼'에 나오는 조피볼락 성장을 위한 최적 수온이 15∼18도인 것을 고려하면 이미 일대 바다는 더운 셈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 이 씨 우려는 깊어져 갑니다.
그는 "올해는 유독 여름이 더운 데다가 통상 고수온 피해가 8월 10일 전후로 시작된다고 보면 앞으로가 더 걱정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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