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극단적인 주가 폭락에 대비한 파생상품 거래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크래시 풋(Crash Put)' 장외 파생상품 거래를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크래시 풋은 기초자산 가격이 하루 만에 50% 이상 급락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대비해 만든 일종의 보험 성격의 상품입니다.
통상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운용사는 기초 종목 수익률의 2배를 맞추기 위해 투자은행과 스왑 계약을 맺습니다.
운용사는 투자은행에 수수료와 자금 조달 비용을 지급하고, 투자은행은 해당 종목의 2배 수익률을 보장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기초 종목이 하루 만에 50% 이상 폭락하면 2배 레버리지 ETF의 자산 가치는 사실상 0원이 됩니다.
이 경우 ETF가 더 이상 손실을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스왑 계약을 제공한 투자은행이 남은 손실을 떠안을 수 있는 이른바 '갭 리스크'가 발생합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 투자은행들은 이 위험을 다시 헤지펀드 등 다른 투자자에게 넘기는 파생상품, 크래시 풋을 만들어 거래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는 "하루 50% 이상 폭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대신 높은 프리미엄을 받고, 투자은행 입장에선 실제 폭락이 발생할 위험을 떠넘길 수 있는 구조입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한 크래시 풋 상품에 연 14.2%에서 최대 20% 수준의 수익률을 제시했습니다.
BNP파리바도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6개월 만기 상품을 출시하며 최대 6.5% 수준의 프리미엄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레버리지 ETF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2500억 달러, 한화 약 350조 원 규모로 커지면서 이런 파생상품 거래도 덩달아 확대되는 상황입니다.
자누스 헨더슨의 대체투자 포트폴리오 매니저 나타샤 시블리는 "이 상품에 대한 수요가 이렇게 높은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습니다.
파생상품 시장의 복잡성과 불투명성이 금융 시스템을 치명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이의선, 디자인 : 이정주, 제작 : 디지털뉴스부)
[자막뉴스] "'삼전닉스 반토막'에 판돈 걸었다"…'월가 하이에나'들에 딱 걸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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