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관련해 해협 연안국인 이란과 오만이 구체적인 수준까지 협의를 좁혔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이란 당국자 2명을 인용해 해협에 진입하는 선박은 이란이 통제하는 수역으로, 출항할 땐 오만이 통제하는 수역에 가까운 경로를 따르는 방안으로 양국 합의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환경 영향, 보안·인력 배치 등에 필요한 비용을 이유로 해협 통과 선박에 서비스 이용료가 부과되고 이는 양국이 반씩 나눌 것이라고 이들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양국이 선박이 해협을 통항할 수 있는 항로를 담은 지도를 교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전쟁 전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적으로 약속된 통항분리제도(TSS)에 따라 통항할 수 있었습니다.
좁은 해협에서 선박의 충돌을 막기 위해 남북으로 나눈 항로를 따라 한 방향으로만 통항할 수 있었는데 대부분 오만 영해 내였습니다.
바가이 대변인은 그러나 "두세 개의 분리된 항로가 아니라 양방향 통항이 가능한 단일 항로를 오만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전쟁 전처럼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통항해야 한다고 압박하지만 이란은 이에 대한 주권적 통제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전쟁 초기 이란은 통행료에 집중하는 듯했지만 이후 선박의 통항을 이란이 허가하는 식의 통제권을 공식화하는 쪽으로 주안점을 옮겼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전쟁과 협상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효과적인 지렛대라는 사실이 입증된 데다 이란도 해협 통제권 장악을 위해 큰 인적·물적 피해를 감수한 만큼 이를 양보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4일까지 완전히 개방하는 방안을 이란과 논의하고 있고, 통행료 부과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지만 중재국 오만이 통항 협상의 당사자라는 점에서 통항 합의를 수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미국으로선 '이란과 오만의 합의'라며 자신을 제3자로 규정하면서 직접 책임과 국제사회의 비판에서 비켜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반대하는 통행료(toll)는 서비스 이용료(service fee)와 같이 명칭만 바꿔 부과될 수도 있습니다.
이란 측에서도 통행료라는 표현을 더는 쓰지 않고 서비스 수수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NYT는 이란과 오만의 합의가 발표될 경우 개방된 국제수역이던 이 해협에 대해 미국과 국제사회가 이란의 통제권을 인정하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프로그램 제거를 대의명분으로 이란을 공격해 이란의 역량과 영향력을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라는 카드를 쥐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란과 오만의 호르무즈 해협 합의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이런 방식의 해결이 이란에 굴복하는 셈이며 오만 쪽 해역엔 이란의 기뢰가 깔린 탓에 결국 이란의 협조를 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란 측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재개로 미국의 재공격이 멈출 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NYT는 짚었습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중동프로그램 부국장은 NYT에 "이란에 해협 통제권을 넘기는 어떤 해결책이든 트럼프가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이를 제거할 군사적 해법도 없다"며 "트럼프는 이길 수 없는 전쟁과, 받아들이기 불쾌한 평화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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