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의 스페인령 세우타에 몰려든 모로코인들
대규모 국경 월경사태로 홍역을 앓고 있는 스페인령 세우타의 자치정부 수반이 이웃 나라 모로코가 이번 사태를 사실상 부추겼다고 비난했습니다.
후안 헤수스 비바스 세우타 행정수반은 3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이를 이주민 위기로 보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태가 "근본적으로는 공격이자 스페인의 영토 보전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이번 일을 모로코가 기획하지는 않았더라도 최소한 부추기거나 허용한 것으로 느꼈다"고 덧붙였습니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도 모로코가 이번 사태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습니다.
로블레스 장관은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비극과 관련해 스페인도 모로코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모로코 정부가 이번 사태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스페인 정보당국의 평가도 모로코 배후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이 전했습니다.
스페인 정보당국은 모로코 당국이 대규모 이민자 유입을 사전에 계획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면서도, 모로코가 국경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의 흐름을 막지 않았으며 일부 경우에는 이들의 이동을 도왔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스페인에서는 모로코 당국이 최근 자국과 껄끄러운 관계인 알제리와 스페인이 최근 정상외교 등을 통해 관계 개선에 나선 상황에 불만을 품고 이번 월경사태를 배후에서 부추기거나 방조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외신들은 이번 월경사태의 배경에는 스페인 대법원의 판결을 둘러싸고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한 허위 정보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판결은 바다를 통해 도착한 이주민을 적법한 절차 없이 즉각 추방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는데, 온라인에서는 이를 국경이 개방됐다는 식의 허위 정보로 왜곡한 주장이 급속히 확산했습니다.
이 허위 정보가 퍼지는 동안 모로코 당국의 국경 감시는 최소한의 수준으로 축소됐고, 지난주 후반에는 감시가 사실상 해제되면서 수만 명의 인파가 국경으로 몰려들었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30~31일 북아프리카의 스페인 자치령 세우타에서는 접경국 모로코에서 이민자 6만여 명이 갑자기 몰려들면서 국경통제가 무너졌고,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7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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