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해협의 상선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 재개를 예고했지만, 이란 측은 현 단계에서 미국과 협상은 하지 않으며 상황 전개를 지켜보고 그다음 단계에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지시간 3일 IRNA 통신 등 이란 국영 매체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오만을 통한 미국과의 중재 협의가 종전 양해각서(MOU) 복원을 목표로 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의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그는 "오만과의 협상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의 안전 보장 경로 합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오만과 협력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해운을 촉진할 수 있는 임시 경로를 가능한 한 빨리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어 "이번 협상은 두 연안국 간의 양자 협상이다. 타국이 건설적이거나 파괴적인 역할을 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온전히 이란과 오만 사이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바가이 대변인은 또 선박의 안전한 통행 경로에 대한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필수 조건'이지만 '충분 조건'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간의 이견 때문에 폐쇄된 것이 아니며, 지난해부터 미국과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군사적 침략으로 인해 문제에 직면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이란과 이란의 이익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적 침략과 그간의 모든 위반 행위가 지속되는 한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에는 근본적으로 어떠한 중대한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바가이 대변인은 "따라서 오만과 협상은 해협 통행 문제에 집중될 것이며, 미국과 관련된 사안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본 뒤 다음 단계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오만과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협상이 역내 긴장 완화나 다른 외교적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선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또 특사 방문을 통한 미국과의 협상 재개 가능성을 묻자 "현재로서는 우리가 어떠한 대표단을 맞이하거나 방문할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어 오만과 협상 과정에서 논의 중인 호르무즈 해협의 구체적인 항로에 대해 묻자 "그동안의 협상은 오만 영해를 통과하는 남부 항로와 이란 영해를 통과하는 북부 항로를 병합해 하나의 '중간 항로'로 만드는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춰왔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항로는 두 연안국 모두의 이익과 고려사항을 충족시키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항로 운영 방식과 관련해선 "우리는 현재 두세 개의 분리된 항로가 아니라,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단일 회랑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 중간 항로는 영구적인 항로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임시로 사용될 목적"이라며 "국제 해운 용어로 이른바 '통항분리제도'(TSS, Traffic Separation Scheme)로 알려진 기존 방식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만과의 협상 과정에 선박 통행료 징수안이 포함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바가이 대변인은 구체적 언급을 피했습니다.
다만 그는 "원칙적으로 두 연안국 간의 선박 통항에 관한 모든 합의에는 양국의 주권 및 주권적 권리는 물론 국가 안보, 국익, 해상 서비스 관련 모든 사안이 종합적으로 고려되고 검토될 것"이라며 이란의 이익을 충분히 반영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타협안에 동의했으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을 전격 취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방송은 "미국과 카타르가 조율한 이번 타협안은 선박들이 이란 통제 구역을 통해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하고, 반대쪽 통항은 오만 측 해역을 통해 빠져나가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고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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