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를 맞이한 '2026 인천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지난 2일 사흘 간의 일정을 마쳤다.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이번 축제는 국내외 66개 팀이 무대에 올라 15만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올해 슬로건은 'REBOOT. THE PORT OPENS'. 과거의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티켓부스를 두 곳으로 나눠 입·퇴장 동선을 분리하며 대기 시간을 줄이는 데 주력했고, 한여름 이동이 많은 넓은 부지의 특성을 감안해 팝업 스토어와 이벤트 체험관 등 편의 시설도 곳곳에 배치했다.
헤드라이너는 날마다 달랐다. 첫날인 31일은 크루앙빈, 둘째 날인 8월 1일은 매시브 어택, 마지막 날인 2일은 픽시즈가 무대를 채우며 다양한 스펙트럼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특히 둘째 날인 8월 1일은 국내 아티스트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올해로 5년 연속(22·23·24·25·26년) 무대에 오른 이승윤은 '폭포'로 문을 연 뒤 'PunKanon', '허튼소리', '비싼 숙취', '역성', '들키고 싶은 마음에게'까지 총 10곡을 선보였다. 멘트는 1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무대를 넓게 쓰며 관객들 사이 통로 한가운데까지 걸어 나오는 등 관객석을 넘나드는 도발적인 자유로움을 보여줬다.
밴드 혁오 역시 멘트 하나 없이 15곡을 논스톱으로 이어갔다. 마지막 곡을 앞두고서야 짧게 관객과 대화를 나눴을 뿐, 공연 중반에는 보컬의 음이탈이 나올 정도로 쉼 없는 무대였다. 이날 공연 내내 슬램존은 활발하게 움직이며 관객들을 흥분시켰다. 이 밖에 장필순과 기타리스트 함춘호 등과의 합주 무대도 저녁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낮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 진행된 축제였던 만큼 안전 문제도 관심사였다. 실제로 열사병 증세를 보인 관객을 이송하기 위해 구급차가 출동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주최 측은 지난해보다 의료부스를 확대하고 행사장 곳곳에 의료진과 구급차를 상시 배치했으며, 쿨존 운영과 살수차 동원, 대기 동선 개선 등으로 대응했다.
현장 분위기는 관객들의 준비 태세에서도 드러났다. 보냉백에 얼음물을 채우고 돗자리와 짐을 가릴 우산, 보조배터리, 팔토시, 손선풍기까지 챙겨 온 이들이 적지 않았고, 그럼에도 버티기 쉽지 않은 더위였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러쉬(LUSH)는 '씻겨드립니다'라는 파격적인 이벤트로 한여름 더위를 씻어냈다.
개그우먼 김혜선이 진행한 참여형 프로그램 '펜타로빅'은 전신운동을 겸한 락페다운 콘텐츠로 대기 시간에도 관객들을 무대 앞으로 불러 모았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지난해보다 운영 면에서 나아졌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밤 시간대를 장식한 매시브 어택은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다큐멘터리 성격의 영상을 배경으로 한 무대에는 보컬 엘리자베스 프레이저가 함께해 대표곡 'Teardrop'을 라이브로 완성했다.
'2026 인천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날씨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정도로 한여름에 열리는 대표적인 록 페스티벌이다.
무더위에 열리는 페스티벌이 '고난'이 될지, 또 다른 '낭만'이 될지는 록 음악을 추구하는 축제의 본질에 달려 있다. 그런 면에서 올해 축제는 15만 명의 인파에게 인상 깊은 추억과 경험을 선사하는 동시에 내년에 대한 기대를 남기며, 국내 최대 록 페스티벌의 명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SBS연예뉴스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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