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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피할 곳이 사라졌다"…폭염·가뭄에 물 없는 계곡

"더위 피할 곳이 사라졌다"…폭염·가뭄에 물 없는 계곡
▲ 낮아진 거락계곡 수위

"원래는 다리 밑 제방까지 찼던 물이 저렇게 낮아졌어요. 이제는 더위 피할 곳도 사라지는 것 같네요."

지난달 31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거락계곡.

깨끗하고 수량이 많아 창원지역 피서 명소인 이곳에서 만난 주민 박 모(72) 씨는 "날이 가물어 계곡물도 마르다 보니 올여름은 피서객 3분의 1 정도가 왔다가 그대로 되돌아간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평생 물이 이렇게 얕은 건 처음 본다"며 "낮은 수위와 찌는 듯한 더위에 아예 피서객이 준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씨 말처럼 본격 휴가철인 '7말8초' 기간인 이날에도 거락계곡 일대는 한산했습니다.

이날 마산합포구 일대 낮 기온이 39도까지 올라 1985년 관측 개시 이후 가장 높은 온도를 보였습니다.

그런데도 피서객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있는 피서객도 물놀이보다 계곡 옆 제방 위에 텐트를 치거나 나무 그늘 밑에서 쉬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피서객들은 계곡이 인산인해를 이뤘던 예년과 올해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창원 성산구에서 가족과 함께 계곡을 찾은 강 모(45) 씨는 "옛날에 찾았을 때보다 사람이 확연히 줄어든 느낌이 든다"며 "수위도 낮아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방학을 맞은 10대 자녀와 수영하고 제방 위로 올라와 쉬던 50대 김 모 씨는 "작년에도 거락계곡에 왔지만, 수심이 이렇게 낮지는 않았다"며 "강한 햇살 탓인지 수영할 때 녹조도 낀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래도 사람은 확실히 줄어들어 놀기에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귀띔했습니다.

계곡 인근 자영업자도 올해 계곡 사정이 다르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주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A 씨는 "블로그에서 거락계곡을 보고 피서를 온 손님들이 '물이 너무 없다'고 푸념하는 반응을 보인다"며 "올해 가게 매출도 작년보다 줄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청에 따르면 거락계곡 일대 수위는 비가 많이 오면 60㎝가량 올라가지만, 최근에는 폭염과 가뭄이 겹치면서 30㎝ 정도로 줄었습니다.

실제 올해 1∼7월 마산합포구 누적 강수량은 543.9㎜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누적 강수량 738.3㎜의 약 74% 수준입니다.

수위를 높이려면 계곡으로 통하는 행암저수지 등에서 물을 방류할 수도 있지만, 가뭄에 따른 용수 확보 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다른 경남지역 계곡과 하천도 거락계곡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여름철 대표 피서지인 창원시 진해구 대장천 계곡도 수량이 줄어 곳곳에 바닥이 드러났습니다.

올해 대장천 유원지 누적 방문객 수는 3천38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2천517명에 비해 73% 상당 감소했습니다.

이 때문에 진해구 관계자는 "계곡 주변이 그늘지다 보니 다른 곳보다는 선선하기는 한데, 최근 폭염 등 영향에 계곡이 거의 다 말라 이용객이 큰 폭으로 줄었다"며 "그럼에도 계곡을 찾는 이용객들이 바닥에 드러난 암반 때문에 다치는 일이 없게 안전관리를 지속 이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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