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미친 짓이 아니다? 다시 예식장으로 향하는 청년들
결혼을 앞둔 김서희(30) 씨와 권태현(33) 씨는 가전제품부터 청첩장까지 하나하나 함께 고르며 결혼 준비를 마무리해가고 있다. 빠듯한 예산 안에서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열심히 손품과 발품을 팔아야 했지만, 두 사람은 혼자일 때보다 함께 할 미래가 기대된다고 했다.
최근 결혼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다시 늘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4만 건으로,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혼인이 늘면서 웨딩 업계에도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취재진이 찾은 한 웨딩 업체의 상담 신청 건수는 지난해 2천 건에서 올해 5천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예식장을 잡기도 쉽지 않아 원하는 시간대에 예식을 치르려면 최소 1년 전에는 예약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결혼하면 손해’라고 여기던 젊은 세대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2026년 대한민국 결혼 시장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청년들이 결혼에 이르는 현실 조건은?
내년 1월 결혼식을 앞둔 곽소윤(34) 씨와 추용수(36) 씨는 지난해 11월 혼인신고를 먼저 마쳤다. 어렵게 당첨된 LH 신혼부부 임대주택에 들어가기 위해서였다. 두 사람은 청약에 당첨되지 않았다면 결혼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집이 마련된 덕분에 결혼 준비의 첫발을 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보금자리가 결혼을 결심하게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된 셈이다.
결혼 5년 차 박지형(32) 씨, 신윤환(36) 씨 부부는 ‘결혼해야 돈이 모인다’는 말을 실감한다고 했다. 처음 결혼을 준비할 당시만 해도 두 사람이 가진 돈은 5천만 원이 전부였다. 하지만 결혼 후 맞벌이로 소득을 합치고, 주거비와 생활비 등 지출을 줄이면서 저축과 투자를 조금씩 늘려갈 수 있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함께 돈을 모았기 때문에 지금의 자산을 만들 수 있었다며, 혼자였다면 절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늘어난 결혼, 누구에게나 열린 기회일까?
결혼은 늘고 있지만 그 기회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5년 동안 혼인한 신혼부부를 살펴본 결과, 소득이 높을수록 혼인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 소득 7천만 원 이상인 신혼부부 비중은 2020년 31.1%에서 2024년 47.7%까지 증가했다. 안정적인 주거와 자산을 마련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청년들의 결혼 선택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조건이 갖춰진 사람들은 결혼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결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주거와 소득, 자산 등 조건에 따라 기회 자체가 달라지는 현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 SBS <뉴스토리>는 다시 늘고 있는 2030세대의 결혼을 들여다보고, 그 반가운 변화 뒤에 가려진 청년들의 현실을 짚어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