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소리E] 삼전닉스 뒤흔든 '뉴스 2줄'…중국, 반도체 '성역' 정말 뚫었나?
7월의 마지막 날, 한국 증시에도 극적인 반등세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7월 한 달 한국증시의 성적표는 전체적으로 처참한 수준입니다. 단지 하락장이었던 게 아니라,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의 아수라장 속에서 "더 이상 정상적인 시장이라고 볼 수 없다"는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시장을 이렇게까지 들쑤셔 놓은 '악재'들을 하나하나 뒤집어보면, 한국 시장의 초우량 기업들의 기초체력, 펀더멘털을 의심하게 하는 것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뒤에 살펴보겠습니다.) 하지만 7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터진 중국발 2개의 충격은 한국 반도체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을 직격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안 그래도 멘털이 흔들리고 있을 때 나타난 충격들의 여파가 유독 강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중국의 '액침(침지형) DUV 장비 국산화' 소식과 CXMT의 중국 본토 증시 상장. 이번 주 '3일 연속 폭락 도미노'의 첫 칩을 쓰러뜨렸던 중국발 폭탄들입니다.
도대체 '액침 DUV 노광 장비'가 뭐길래, 이 소식이 전 세계 AI 생태계를 발칵 뒤집어 놨을까요? 중국은 정말 한 번도 제대로 접근하지 못했던 반도체 핵심 공정의 '성역'을 드디어 뚫어낸 것일까요? 전 세계 노광 장비 제조를 독점해 온 ASML보다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더 빠진 건 왜일까요? '액침 DUV'를 올해 양산한다는 '아이성나'는 어떻게 설립 3년 만에 이런 진전을 이뤄낸 것일까요? 중국의 '액침 DUV'가 정말 중국 반도체의 세대 도약을 빠르게 이끌어낼 수준이 맞는 걸까요?
월요일 상장하자마자 공모가보다 5배가량 폭등하면서 곧바로 중국 본토 증시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한 CXMT(창신메모리) 역시 이번 주의 충격을 더했습니다. 사실 창신메모리의 존재감은 이미 그전부터 뚜렷했죠. 아직은 '삼전닉스' 먼발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지만, 어쨌든 이미 전 세계 D램 제조 4위에 오른 기업입니다. 글로벌 D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년 만에 3%에서 8%로 뛰어올랐습니다. AI 열풍 속에서 '삼전닉스'가 너무 바빠진 게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도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 반도체의 '최대 고객'입니다. 중국 본토와 홍콩으로 수출되는 반도체가 매출액 기준으로 올 상반기에도 45%에 달했습니다. (1~4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들어갈 'AI 메모리'를 포함하는 대만행 반도체는 아직 14%에 그칩니다. 중국은 여전히 삼전닉스의 '지갑'이란 얘깁니다. 그런데, 안 그래도 마르지 않는 '쩐주' 중국 정부를 등에 업은 창신메모리가 이번 상장으로 갖게 된 자본력까지 동원해서 이 틈을 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요? "웬만하면 자국 반도체를 쓰라"고 중국 기업들을 종용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조력과 중국 내 반도체 공저 고도화가 빠르게 맞물린다면 어떨까요? 과연 그런 모습이 지금 중국에서 '삼전닉스'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울 만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는 걸까요?
7월 마지막 주, 한국 증시와 '삼전닉스'에는 패닉 그 이상의 공포가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여전히 한국 반도체의 '펀더멘털'을 의심해야 할 이유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SK하이닉스가 시장의 컨센서스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긴 했습니다. (엄청난 매출, 엄청난 영업이익률이었지만, 그만큼 기대도 커져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번 컨센서스 하회는 오히려 SK하이닉스의 앞날에 대해 더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 '실망감의 역설'은 과연 무엇일까요?
다른 요인들은 더욱 '펀더멘털'과는 거리가 먼 것들입니다. 1)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언제까지 이렇게 '눈먼 AI 투자'를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죠. 이른바 'AI 투자 피크아웃' 우려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들의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투자가 조만간 멈출 것이라는 실질적 근거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2) 오히려 지금 시장을 흔드는 불안 요인 중 하나인 '고금리 환경'을 상정해 봐도, 미국 빅테크들은 남들이 다 손수건을 던질 때 마지막까지 투자를 계속 할 수 있을 바로 그 기업들입니다. 3) 이란 전쟁이 심상찮게 이어지고 있지만, 소모적인 장기전이 지속될지언정 '확전'으로 갈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4) '삼전닉스' 두 종목이 전체 시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독특한 환경의 증시에서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의 물을 온통 흐려놨다는 걸 부인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이렇게 변동성이 큰 시장에는, 돈을 벌 수 있어도 있고 싶지 않다"는 말을 우리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도 던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당국의 '수습 조치'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죠. 그리고 이거야말로 우리 시장 내 우량한 기업들의 '기초 체력'과는 무관한 문제였습니다. 5) MSCI 신흥국 지수 내에서 한국에 대한 리밸런싱이 이뤄져 왔고, 헤지펀드들의 디레버리징도 있었습니다. 역시 시한이 있는 매도세 문제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초입'이라는 전대미문의 물결 속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누리는 독과점적 지위는 여전히 견고합니다. 문제는 지금 한참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는 중국이 5년 뒤, 10년 뒤에 어디쯤 따라와 있을지 알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중국에서 날아온 '액침 DUV 자국화' 뉴스는 단순한 공포탄일까요? 아니면 한국 반도체의 독주가 끝나가고 있다는 첫 신호일까요? [똑소리E]에서 권애리 기자가 똑!소리 나게 짚어드립니다.
1. 삼전닉스 주가 밀어버린 '차이나 쇼크'
2. 중국, 첨단 반도체 공정 '성역' 뚫었나
3. '기업 이름 택갈이'하며 숨어다녔다?
4. 'CXMT 상장'이 던진 진짜 공포는…
5. 차이나 쇼크, '실체 있는 공포'일까?
(취재 : 권애리, 촬영 : 박우진·차승환, 구성 : 정서우, 편집 : 채지원, 디자인 : 채지우, 인턴 : 김혜원, 제작 : 지식콘텐츠IP팀)
시장을 이렇게까지 들쑤셔 놓은 '악재'들을 하나하나 뒤집어보면, 한국 시장의 초우량 기업들의 기초체력, 펀더멘털을 의심하게 하는 것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뒤에 살펴보겠습니다.) 하지만 7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터진 중국발 2개의 충격은 한국 반도체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을 직격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안 그래도 멘털이 흔들리고 있을 때 나타난 충격들의 여파가 유독 강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중국의 '액침(침지형) DUV 장비 국산화' 소식과 CXMT의 중국 본토 증시 상장. 이번 주 '3일 연속 폭락 도미노'의 첫 칩을 쓰러뜨렸던 중국발 폭탄들입니다.
도대체 '액침 DUV 노광 장비'가 뭐길래, 이 소식이 전 세계 AI 생태계를 발칵 뒤집어 놨을까요? 중국은 정말 한 번도 제대로 접근하지 못했던 반도체 핵심 공정의 '성역'을 드디어 뚫어낸 것일까요? 전 세계 노광 장비 제조를 독점해 온 ASML보다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더 빠진 건 왜일까요? '액침 DUV'를 올해 양산한다는 '아이성나'는 어떻게 설립 3년 만에 이런 진전을 이뤄낸 것일까요? 중국의 '액침 DUV'가 정말 중국 반도체의 세대 도약을 빠르게 이끌어낼 수준이 맞는 걸까요?
월요일 상장하자마자 공모가보다 5배가량 폭등하면서 곧바로 중국 본토 증시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한 CXMT(창신메모리) 역시 이번 주의 충격을 더했습니다. 사실 창신메모리의 존재감은 이미 그전부터 뚜렷했죠. 아직은 '삼전닉스' 먼발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지만, 어쨌든 이미 전 세계 D램 제조 4위에 오른 기업입니다. 글로벌 D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년 만에 3%에서 8%로 뛰어올랐습니다. AI 열풍 속에서 '삼전닉스'가 너무 바빠진 게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도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 반도체의 '최대 고객'입니다. 중국 본토와 홍콩으로 수출되는 반도체가 매출액 기준으로 올 상반기에도 45%에 달했습니다. (1~4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들어갈 'AI 메모리'를 포함하는 대만행 반도체는 아직 14%에 그칩니다. 중국은 여전히 삼전닉스의 '지갑'이란 얘깁니다. 그런데, 안 그래도 마르지 않는 '쩐주' 중국 정부를 등에 업은 창신메모리가 이번 상장으로 갖게 된 자본력까지 동원해서 이 틈을 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요? "웬만하면 자국 반도체를 쓰라"고 중국 기업들을 종용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조력과 중국 내 반도체 공저 고도화가 빠르게 맞물린다면 어떨까요? 과연 그런 모습이 지금 중국에서 '삼전닉스'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울 만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는 걸까요?
7월 마지막 주, 한국 증시와 '삼전닉스'에는 패닉 그 이상의 공포가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여전히 한국 반도체의 '펀더멘털'을 의심해야 할 이유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SK하이닉스가 시장의 컨센서스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긴 했습니다. (엄청난 매출, 엄청난 영업이익률이었지만, 그만큼 기대도 커져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번 컨센서스 하회는 오히려 SK하이닉스의 앞날에 대해 더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 '실망감의 역설'은 과연 무엇일까요?
다른 요인들은 더욱 '펀더멘털'과는 거리가 먼 것들입니다. 1)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언제까지 이렇게 '눈먼 AI 투자'를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죠. 이른바 'AI 투자 피크아웃' 우려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들의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투자가 조만간 멈출 것이라는 실질적 근거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2) 오히려 지금 시장을 흔드는 불안 요인 중 하나인 '고금리 환경'을 상정해 봐도, 미국 빅테크들은 남들이 다 손수건을 던질 때 마지막까지 투자를 계속 할 수 있을 바로 그 기업들입니다. 3) 이란 전쟁이 심상찮게 이어지고 있지만, 소모적인 장기전이 지속될지언정 '확전'으로 갈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4) '삼전닉스' 두 종목이 전체 시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독특한 환경의 증시에서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의 물을 온통 흐려놨다는 걸 부인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이렇게 변동성이 큰 시장에는, 돈을 벌 수 있어도 있고 싶지 않다"는 말을 우리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도 던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당국의 '수습 조치'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죠. 그리고 이거야말로 우리 시장 내 우량한 기업들의 '기초 체력'과는 무관한 문제였습니다. 5) MSCI 신흥국 지수 내에서 한국에 대한 리밸런싱이 이뤄져 왔고, 헤지펀드들의 디레버리징도 있었습니다. 역시 시한이 있는 매도세 문제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초입'이라는 전대미문의 물결 속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누리는 독과점적 지위는 여전히 견고합니다. 문제는 지금 한참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는 중국이 5년 뒤, 10년 뒤에 어디쯤 따라와 있을지 알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중국에서 날아온 '액침 DUV 자국화' 뉴스는 단순한 공포탄일까요? 아니면 한국 반도체의 독주가 끝나가고 있다는 첫 신호일까요? [똑소리E]에서 권애리 기자가 똑!소리 나게 짚어드립니다.
1. 삼전닉스 주가 밀어버린 '차이나 쇼크'
2. 중국, 첨단 반도체 공정 '성역' 뚫었나
3. '기업 이름 택갈이'하며 숨어다녔다?
4. 'CXMT 상장'이 던진 진짜 공포는…
5. 차이나 쇼크, '실체 있는 공포'일까?
(취재 : 권애리, 촬영 : 박우진·차승환, 구성 : 정서우, 편집 : 채지원, 디자인 : 채지우, 인턴 : 김혜원, 제작 : 지식콘텐츠IP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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