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프 핵심요약
비수도권 신생아 전문의 고갈과 극심한 과노동: 세종충남대병원 이병국 교수는 연속 근무를 버티며 지역 신생아 중환자실을 지키고 있으나, 전국 신생아 전문의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쏠려 있어 비수도권의 의료 공백이 한계치에 달했습니다.
의대 증원의 실효성 한계 및 사법적 위험 부담: 단순 의대 정원 확대는 현장 투입까지 최소 12년 이상 걸려 당장의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며, 과거 이대목동병원 사건 등 최선을 다한 의료 행위에 엄격한 사법·형사적 책임을 묻는 현실이 지원 기피의 결정적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의 우려와 권역별 시스템 구축 시급성: 내년 시행 예정인 의료분쟁조정법이 모든 중증 환자의 결과에 대해 자동 개시되어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 수 있는 부작용이 우려되며, 지방 주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권역별 거점 병원 육성과 제도적 보상이 절실합니다.
※ 2026. 7. 23. 출고된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기사입니다.
나라에서는 계속 아이들을 낳으라고 하지만 정작 그 아이들을 지켜주고 돌봐줘야 할 의사들은 계속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 최전선 가운데 한 곳인 세종충남대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을 지키고 있는 이병국 교수, 현장 취재한 SBS 한성희 기자 모셨습니다.
64시간 연속 근무, 일주일에 얼마나?
Q. 오늘 출연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기조차 죄송스러웠거든요. 8뉴스에 방송된 당시 64시간 연속 근무를 하셨습니다.
이병국 교수 : 64시간 정도 하는 날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40시간 정도는 일주일에 한 번씩은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틀 연속 방송에 나왔었던 것처럼 그렇게 했었던 게 일주일에 한 번씩도 있고 그랬는데 지금이 좀 나아진 거거든요. 그때는 그렇게 근무를 하고 나서도 버틸 만하고 다음 날 다시 근무하고 아침에 회진 돌고 했었는데 지금은 확실히 피로도가 심합니다. 점점 힘들어지는구나를 느끼고 있습니다.
방송 후 4400개 넘는 댓글, 주변 반응은?
Q. 교수님 나오신 유튜브에 댓글이 4,400개 넘게 달렸습니다. '이거는 천사도 때려치우겠다' '교수님 생명을 신생아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거구나' 이런 댓글들이 달렸어요.
이병국 교수 : 방송 보시고 저희 어머니 전화해서 '너 그렇게 일하는 거였냐' 그러시더라고요. 2, 3일 당직을 하고 어머니 생신이 있어서 가족들끼리 식사하려고 식당에서 수저를 놓는 찰나에 26주 쌍둥이 산모가 와서 출산해야 된다고 해서 급하게 내려온 일이 있거든요. 그 뒤로는 안 와도 되고 아기들 잘 돌보는 게 효도니까 애기들 열심히 보라는 이야기를 하시고는 합니다. 여러 가지 마음들이 있겠죠. 그래서 좋은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병국 교수 : 네. 디스크가 탈출이 좀 있고 최근 한 달 사이에 심해져서 오른쪽 팔로 통증이 다 번져가지고요. 수술해야 될 것 같다고 하는데 하면 또 여기 비워야 되는 상황도 있고 그러니까, 최대한 자세나 이런 거 좀 해서 버텨보려고 하는.
64시간 연속 근무, 직접 현장에서 같이 봤는데?
Q. 실제로 한성희 기자가 교수님 64시간 일하시는 현장을 직접 옆에서 봤잖아요.
한성희 기자 : 64시간 근무 중에서 야간 당직 시간 14시간을 동행 취재했고, 1시간쯤 일찍 도착해서 준비를 했으니까 15시간 정도를 지켜봤거든요. 교수님, 함께하시는 간호사 분들은 3교대로 돌아가는데 정말 잠시도 쉴 틈 없이 돌아가더라고요. '365일 24시간 온콜'이라는 게 와닿지 않았었는데 현장에 가서 보니까 신생아들은 3시간마다 계속 확인을 해줘야 되고. 초저체중아, 그러니까 1kg이 안 되는 이른둥이 환자들이 많다 보니까 상태를 시시각각 확인하면서 심장 초음파로 확인한다든지 하는 게 계속 병행이 되면서 시술들이 계속 같이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인데, 이 일을 계속 하는 이유는?
Q. 그런 일을 왜 계속하고 계신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이병국 교수 : 예전에 군대 대체 복무를 했을 때 지방에 있었는데요. 28주의 쌍둥이 산모가 그 도에서 제일 큰 상급종합병원에서 사람이 없어서 못 본다고 서울로 가라고 그러더라고요. 서울에 좋은 선생님들, 좋은 병원 많은데 지방에는 병원이 있어도 사람이 없어서 산모나 신생아들이 많이 불편하고 위험한 상황에 있구나. 그거를 느낀 게 15년 전이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라도 지역에 있으면 도움이 조금이라도 될 것이다. 한 사람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너무 크니까요. 그 뒤로 제가 연고는 지방에 있는 게 아니지만 지방에서 버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비수도권 의료 공백, 얼마나 심각한지?
Q. 최근 전북대 병원 사태처럼 교수 1명이 그만둬버리면 그 지역에는 신생아가 진료받을 수 있는 데가 없는 거잖아요.
한성희 기자 : 신생아 학회에서 자체 전수 조사를 했는데 신생아 중환자실의 과반이 수도권에 있고, 전국에 신생아 중환자실이 65곳, 신생아 전문의가 199명 있습니다. 서울 90명, 경기 33명. 반면에 교수님 계신, 우리나라 출생률 1, 2위를 다투는 지역인 세종에 2명, 전북 2명, 제주 2명. 경북과 충북에는 1명씩 있습니다.
의대 증원, 근본적 해결책 될 수 없다는데, 이유는?
Q. 27년부터 31년까지 3천여 명의 의대 정원을 늘리기로 했잖아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얘기들이 많습니다.
이병국 교수 : 저는 사실 그 숫자 자체를 늘리는 것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직업적 선택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소아과나 산부인과를 강요할 수는 없거든요. 애초에 지역의사제 입학 제도를 통해서 키운다면 외국에서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있지만, 단순히 숫자를 늘려서 현 상황을 해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전 정부의 의정 사태 당시에 숫자를 늘리면 낙수 효과가 생겨서 누군가가 어려운 과를 갈 것이라고 했는데, 이런 의료진들이 상대적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받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요.
이렇게 의대 정원을 늘려서 입학하는 인원이 신생아 의사가 되기까지는 최소한 12년, 1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신생아 의사가 필요한 상황이 15년 전부터 있어왔고 지금이 거의 마지막 상황이거든요. 지금 어떻게 버티느냐가 중요한데 15년 후 나올 것이다? 현실성이 떨어지고, 현재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소아청소년과 지원 비율, 급감하기 시작한 계기는?
한성희 기자 : 2006년, 2007년에 전공의들의 소아청소년과 지원 비율이 130%에 달했습니다. 초과 지원을 했던 때가 있었던 거죠. 2018년을 기점으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사망 사건으로 의료진이 구속되는 일이 있었고, 그 전후로 급감해서 지금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이 10명 중 1명 또는 2명입니다. 그 안에서 신생아 세부 전공을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시피 한 실정이에요.
이병국 교수 : 이대목동 사태는 소아과 의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당시 있었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상황인데 여러 가지 노력을 했던 의료진들이 실제로 화면에 나오면서 구속됐고, 구속 요건이 부족한데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구속됐었거든요.
최종적으로 무죄를 받기는 했지만 '정상적인 진료를 하더라도 처벌을 받아야 되거나 그에 준하는 상황을 항상 겪어야 되는구나'라는 인식, '우리는 어떻게 보면 준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구나' 이런 인식을 심어주게 됐고요. 그것 때문에 전공의 지원이 급감하는 상황이 됐고, 이런 부분이 소아과나 신생아과 지원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Q. 교수님도 겪어보신 적이 많이 있으세요?
이병국 교수 : 재판도 받아서 2020년도에 최종 판결까지 무죄로 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분만 이후에 아기가 안타까운 상황이 있어서 부모님이 법적으로 확인을 하고 싶으셨던 것 같고요.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반대로 의료진 입장에서는, 정해진 대로 치료를 했는데 결과가 안 좋은 것에 대해서 저희도 이유를 모를 때가 많거든요. 모든 환자가 똑같은 치료를 받았을 때 똑같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안타까운 결과가 됐을 때 저희도 굉장히 마음이 아프고 어떨 때는 방에 가서 우는 선생님도 계시고요.
저의 책임을 물었었던 어떤 소장의 내용을 보면 '나쁜 상태에서 출생을 했는데 다른 병원으로 이송 도중에 차가 흔들린 것 때문에 뇌 손상을 받았다. 그것은 의료진의 책임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시기도 하고요. 일반적인 신생아 의사들에게는 이것이 굉장히 큰 압박감으로 다가오고 일을 하기 힘들게 만드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사법·행정·입법에서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법적 책임을 의사 개인이 떠안아야 하는 부담, 의료법 개정도 필요할까?
Q. 법적으로 의사 한 명이 그 의료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되는 상황에 대해서, 의료법을 개정해야 되는 상황인 건가요?
한성희 기자 : 지난 4월에 국회를 통과한 개정된 의료분쟁 조정법이 있습니다. 필수 의료 행위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 사고에서 중대한 과실이 없거나 설명 의무를 충분히 이행했을 때 그리고 손해배상 등 요건 충족이 됐을 때 형사기소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거든요.
내년 5월 시행 목표로 하위 법령 마련 중인데 이 하위 법령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서 성패가 갈릴 것이다라는 평가가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고요. 특히 이런 신생아 중환자실의 특수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는지 여부에 따라서 지금 의료계가 공유하고 있는 사법적 부담의 어려움을 해소해 나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병국 교수 : 만든 취지 자체는 의료진의 부담을 줄인다는 마음으로 만들어졌다라는 건 제가 충분히 알고는 있는데요. 의료 사고라는 것 자체가 첫 번째는 환자가 피해를 입었다는 전제하에 시작됩니다. 치료를 하다 생기는 여러 가지 일들을 무조건 피해로 보는 시점이 하나 들어가 있고요.
의료분쟁조정법이 시행되면 이전에 그 수준에서 끝나던 것들이 무조건 의료분쟁조정을 신청하는 상황이 생기게 됩니다. 사망이나 중대한 합병증이 발생하면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일단 개시되게 돼 있거든요. 그럼 저희가 그것을 소명하러 다녀야 됩니다. 제가 1년에 진료하는 고위험 신생아 환자가 약 200~300명 있는데 그중에 한두 명은 안타까운 상황에 놓이게 되고, 생존한 아기들 중에서도 합병증을 가지는 아기들이 있거든요. 그러면 최소 1년에 제가 진료했던 환자 대부분은 저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지만 그 중에 2명, 3명 또는 그 이상 10명, 20명의 환자들이 궁금하고 걱정되고 안타까운 마음 때문에 이 의료분쟁조정을 신청하게 되면 무조건 개시가 되거든요.
저희가 진료하는 환자의 일정 부분은 나쁜 결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게 과학적 사실인데, 저희는 그 일을 그냥 하는 것뿐인데, 당신은 10명 중에 1명은 무조건 나쁜 짓을 할지 모르는 범죄자로 취급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그래서 이것 때문에 많은 신생아 의사들이 반대와 우려를 표하고 있고요. 저희가 하는 일이 100% 훌륭한 일이나 잘할 수 있는 일은 있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한두 가지 때문에 나머지 99명을 이 일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상황이 그 법인 것 같습니다. 이런 점을 조금 알아주시고 신생아 의사들에 대한 현실 반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성희 기자 : 지금 전체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현실은 인력 부족 문제인데 다른 한 신생아 전문의 분이 그 말씀하시더라고요. '하이 리스크 노 리턴'이다. 장기적으로는 전공의가 선택하도록 만들어서 리스크는 줄이고 리턴은 주는 방향으로 돼야 되겠고요. 단기적으로는 당장 없는 자리를 채워야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책들이 수 년 뒤에나 배출되는 인력에 대한 문제인데 지금 공백을 좀 어떻게 메울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시급한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문의 1명이 빠지면 신생아들에 미치는 영향은?
Q. 세종에는 교수님 포함해서 두 분이 계신데 만약에 그 두 분 중에 한 분이 일이 생기신다거나 몸이 안 좋아지신다거나 이런 일이 생기면, 신생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거 아닌가요?
이병국 교수 : 그렇죠. 한 분이라도 빠지게 되면 다른 한 분이 모든 걸 부담해야 되거든요. 그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체력적 소진, 정신적 소진으로 인해서 아무래도 치료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부재가 생기는 동안에 산모와 신생아들은 다른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각 지역 시 단위로 해서 모든 것을 만들 수는 없지만, 권역을 아우를 수 있는 지원이 앞으로도 지속돼야 되지 않나.
예를 들어서 일본은 각 권역별로 그 도를 책임지는 가장 큰 어린이 병원 같은 거를 하고 작은 현들에서 이런 산모가 발생할 시에는 이런 큰 병원으로 이송을 빨리 해서 처치하고 안정이 되면 다시 돌려보낸다라든지 이런 시스템을 취하고 있거든요. 산모나 신생아 상황이 발생할 시에 모두 도쿄로 가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현재 모두 서울로 가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요.
보건복지부에서 모자의료 진료협력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저희가 충청북도까지 커버하겠다라는 의미로 그 사업에 대표 기관이 돼서 참여하고 있는데요. 제도 자체는 좋지만 이것을 지탱할 만한 인력이 각 지역에 적기 때문에 그분들을 다시 권역 중증치료기관으로 흡수할 수 있는 보상 제도가 있으면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가장 문제는?
Q. 제일 문제가 되는 거 하나만 꼽으라면?
이병국 교수 : 하(웃음) 제가 웃음을 짓는 게 사실은 헛웃음입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게 있고요. 굉장히 많은 복잡한 문제들이 끼어 있고 얽혀 있는 상황이거든요. 여기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듭니다.
결국 근본적인 원인을 꼽는다면 낮은 수익과 위협적인 사법 현실이라고 밖에 말씀드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사법적 판결들이, 현장에서 최선을 다했던 의료진에게 배상을 하라든지 이런 문제들이 자꾸 생기거든요. 그러면 최선을 다하지 말라는 거고 애초에 그 일을 하지 말라는 신호를 사법부에서는 보내는 거고요. 정부와 국민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병국 교수 : 예전에 '의식주'의 '의'가 '옷'이었는데, 지금은 '의료'인 것 같습니다. 지방에서 태어나는 것이 죄가 되지 않고 자식에게 잘못했다는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있도록, 지방의 국민들이 살려면 기본적으로 도로가 깔리듯이 어떤 권역에서 최소한 이런 모자의료는 해결해 줄 수 있어야 된다. 해결 방법이 단지 한 가지로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부서가 협력해서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버틸 수 있는 힘은 관심과 투자밖에 없습니다. 일시적으로 잠깐 지나가면 마는 관심이 아닌, 지나간 15년은 놓쳤지만 앞으로 15년을 쌓아가는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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