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의 코끼리들
동부 아프리카 케냐의 야생동물 서식지에서 집단 폐사한 코끼리 15마리가 사이안화물(cyanide)에 오염된 토마토를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케냐야생보호청(KWS)이 현지 매체에 밝혔다고 AP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사이안화물은 탄소와 질소가 삼중결합(-C≡N)한 사이아노기(基)가 포함된 사이안화포타슘(KCN), 사이안화소듐(NaCN), 사이안화칼슘(Ca(CN)₂), 사이안화수소(HCN) 등을 뭉뚱그려 일컫는 용어입니다.
이 중 사이안화포타슘은 일본식 용어인 '청산가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에루스투스 캉가 KWS 청장은 실험실 분석 결과 사이안화물이 검출됐다며 "사이안화물은 맹독성 화합물이며 특히 코끼리에게 독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 지역에 방목되는 가축도 있다며 사이안화물 오염의 영향이 야생동물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캉가 청장은 "코끼리와 그 들판에서 풀을 뜯어 먹는 야생 동물들을 제외하고도, 그곳에는 지역 가축들이 있다. 염소도 있고, 소도 있다"면서 "이것(사이안화물 오염)이 정말로 그 생태계의 일부라면 우리는 더 큰 영향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WS는 사이안화물 오염이 누구에 의해 일어났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과거에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코끼리를 고의로 독극물에 노출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었고, 밀렵꾼들이 코끼리에게 독극물을 먹인 사례도 있었습니다.
사이안화물은 과거에 살충제 농약에 쓰이기도 했으나 현재는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
다만 KWS는 이번 사건의 오염 주체나 고의성 여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KWS에 따르면 6월 24일부터 7월 24일까지 암보셀리 국립공원 인근의 키마나 보호구역과 쿠쿠 랜치 지역에서 코끼리 15마리가 폐사했습니다.
탄자니아와 접경지인 이들 지역은 암보셀리 생태계라 불리며, 킬리만자로산 아래에서 코끼리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동물의 서식지와 이동 통로 역할을 합니다.
7월 28일 첫 발표 당시 KWS는 폐사한 코끼리 가운데 10마리가 부분 마비 증상을 보였으며, 일어서지 못한 채 1∼2일 안에 죽었다고 밝혔습니다.
나머지 5마리는 이미 폐사한 상태로 발견됐으며 부패가 심하거나 다른 동물에게 훼손돼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수 없었다고 KWS는 설명했습니다.
폐사한 코끼리 가운데 성체 수컷은 1마리뿐이었으며, 나머지는 모두 암컷 또는 새끼였습니다.
코끼리 보호단체 암보셀리재단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암보셀리 생태계에는 2천 마리가 넘는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