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릿돌교 무너지는 순간
"갑자기 '쾅' 하는 엄청난 소리와 함께 다리가 무너졌어요."
오늘(2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장길리 보릿돌교는 굉음과 함께 순식간에 붕괴했고, 119에는 "다리가 무너졌다", "고립된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교각 두 개 구간인 약 50m가 바다로 무너지면서 낚시객 17명이 한때 고립됐지만 구조대가 신고 12분 만에 도착해 민간 어선과 함께 모두 구조했습니다.
이날 언론이 입수한 사고 당시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에는 교량 중앙부가 먼저 내려앉은 뒤 상판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장면과 붕괴 직전 보행자가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다행히 붕괴 순간 다리 위를 건너던 사람은 없어 대형 인명 피해는 피했습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 모(62) 씨는 갑작스러운 굉음에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합니다.
이 씨는 "가게 안에서 일하고 있는데 '쾅' 하는 엄청난 소리가 들렸다"며 "바다를 보니 물기둥이 크게 치솟아 처음에는 보트가 지나가면서 물이 튄 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자세히 보니 다리가 사라져 있었다"며 "너무 무서웠고, 사람이 다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며 "그래도 너무 놀라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당시 모습은 CCTV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영상에는 교량이 한 번에 두 동강 나는 것이 아닌 중앙부가 먼저 아래로 꺼진 뒤 양쪽 상판이 연쇄적으로 꺾이며 마치 'W'자 형태를 그리듯 순식간에 바다 쪽으로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붕괴 지점으로부터 10여m 떨어진 곳을 걷던 한 보행자가 눈앞에서 교량이 붕괴하자 황급히 발길을 돌리는 장면도 담겼습니다.
포항시는 CCTV 확인 결과 이 보행자는 사고를 목격하고 무사히 되돌아온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포항시와 소방 당국, 경찰, 해양경찰 관계자 등 70여 명이 투입돼 붕괴 구간을 통제하고 원인 조사와 안전 조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관계자들은 무너져 내린 교량을 바라보며 "자칫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포항시 관계자는 "10초만 더 일찍 지나갔더라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라며 "천운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사고가 난 보릿돌교는 2013년 준공된 높이 10m, 총길이 225m(해상 구간 170m) 규모의 해상 인도교입니다.
평소 시민과 관광객이 통행이 가능했으나 다리 끝 갯바위 주변 시설물은 안전진단을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고 포항시는 전했습니다.
사고 당시 갯바위에는 낚시객 17명이 있었고 이들은 교량이 끊기면서 한때 고립됐습니다.
해양경찰이 도착하기 전 현장에 먼저 도착한 소방은 민간 어선과 공조해 이들을 차례로 구조했습니다.
오후 2시 1분 고립자 17명 전원이 구조됐으며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보릿돌교는 최근 안전 점검에서 C등급을 받았고 지난해 보수·보강 공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포항시는 해안 특성상 파도에 지속해 노출되며 구조물 피로가 누적됐을 가능성과 최근 이어진 폭염에 따른 영향 등을 포함해 정확한 붕괴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소방 당국은 잠수 장비를 동원해 붕괴 지점 주변 수중 수색을 벌였습니다.
1차 수색 결과 추가 사고자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붕괴 순간 다리 위에는 통행자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습니다.
해경은 잠수 요원을 투입해 붕괴 구간 주변 수중을 반복 수색하며 추가 사고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포항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가리 닻 전망대 등 지역 내 해상 전망 시설과 보행교 등 유사 시설에 대해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점검이 끝날 때까지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습니다.
시 관계자는 "유사 시설의 안전성을 전면 재점검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정확한 경위와 사고원인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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