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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사형수 동시 매장설' 오류…당시 중국 기사에 매장지 단서"

"'안중근, 사형수 동시 매장설' 오류…당시 중국 기사에 매장지 단서"
▲ 안중근 의사 동상

안중근 의사 유해 매장지를 특정할 단서가 담긴 1910년 만주 지역 신문기사 내용 등을 토대로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유해 발굴 작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오늘(26일) 일본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제기됐습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강덕상사료연구원, 일본 조치대학 글로벌·컨선 연구소는 이날 도쿄도 조치대학에서 '안중근 의사 유해 매장의 진실과 동아시아 평화 체제 구축'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열었습니다.

1910년 뤼순감옥에서 순국 뒤 매장된 안 의사의 유해를 찾기 위해 감옥 뒤 위안바오산, 중국 둥산포 일대에서 발굴 작업이 이뤄져 왔으나 물리적 제약과 매장지 위치를 알려주는 1차 사료 부족으로 교착 상태가 이어져 왔습니다.

이규수 강덕상사료연구원장은 1910년 보도된 일본 오사카 마이니치신문의 고마쓰 모토고 특파원 르포 기사와 이번에 새로 확인한 만주일일신문 1910년 6월 10일자 기사를 교차 검증한 결과 안 의사 유해 매장지 범위를 좁힐 수 있는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검증을 통해 기존에 알려진 "안 의사가 다른 사형수들과 같은 날 동시에 처형돼 묻혔다"는 '사형수 동시 처형·매장설'이 비판 없이 수용돼 온 오독임을 밝혀냈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주일일신문 기사를 분석한 결과 그간 안 의사와 함께 매장됐다고 언급된 사형수들은 안 의사 순국 후 75일이 지난 6월 9일에 처형된 인물들로 이들의 묘와 안 의사 묘가 가까이 있었다는 기록이 '같은 날 함께 묻혔다'로 잘못 알려지면서 매장지 연구에 혼선을 줬다는 주장입니다.

이 원장은 고마쓰 특파원이 르포 기사에서 이 사형수들의 묘지와 안 의사 유해 매장지가 인접해 있다고 기술한 점으로 미뤄 만주일일신문에 실명이 언급되는 이들의 매장 정보를 활용하면 안 의사 유해 매장지를 찾는 실마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원장은 사형수 묘지 배치도 등 치밀한 행정 자료를 남긴 일제 관행상 일본 내 방대한 공문서 사료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과 협력 등을 통해 이 정보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메타메모리 김경식 대표는 학술대회에서 고마쓰 특파원 기사에 등장하는 거리 단서와 주변 지형지물 정보를 토대로 유해 매장지를 다각도로 추정한 작업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는 1905년 일본군 정밀지도와 현대의 위성지도를 교차 검증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지형 패턴 인식 등을 통해 둥산포 일대를 유력한 매장지 후보 권역으로 지목했습니다.

이 원장은 "둥산포 일대는 중국 해군 군사 보호구역으로 외국 정부의 무분별한 굴착이 전면 차단된 지역"이라며 정부가 최고위급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당국을 설득하고 지표투과레이더(GPR) 등을 활용한 비(非)파괴적 탐사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강성은 조선대학교 조선문제연구센터 연구 고문은 안 의사가 순국 직전 옥중에서 집필한 '동양평화론'에서 한중일 3국의 독립적 주권 존중을 전제로 공동 은행 설립, 공용 화폐 발행 등을 제안한 것은 오늘날 유럽연합(EU)과 유사한 지역 공동체 구상을 100여 년 전에 내다본 선구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신냉전과 배타적 민족주의가 팽배한 오늘날 안 의사의 사상이 동아시아 다자간 평화 체제의 확고한 사상적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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