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공습작전 위해 미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호에서 출격하는 F/A-18E 전투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 수위가 높아지고 있으나 현재와 같은 공습만으론 이란의 협상 태도를 바꾸지 못할 것으로 미국 정보당국이 판단했다고 CNN방송이 현지시간 23일 보도했습니다.
CNN은 정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미국 관리 2명을 인용해 중앙정보국(CIA)과 국방정보국(DIA) 모두 이같이 평가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의 이란 전문 분석가 알렉스 바탄카는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보다 더 오래 버틸 수 있다는 믿음 속에 경제·군사적 고통을 감수할 용기를 보여줬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상당히 타격을 입은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고, 걸프 국가의 에너지 인프라를 대상으로 한 이란의 비대칭 공격이 효과적이라는 점도 입증됐습니다.
여기에 이란과 우호적인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한다고 선언하면서 이란의 대미 강경책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CNN은 이란과 끝없는 주고받기식 타격은 추가적인 미국인의 인명피해를 낳고 호르무즈 해협을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해 온 '영원한 전쟁'과 유사한 지속적 위기 상태에 빠뜨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MEI의 바탄카 분석가는 다만 "(미국과) 외교에 반대하는 이들은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근본 관념이 있다"면서도 "그들이 현재 이란을 이끄는 주체는 아니며 트럼프나 미국을 좋아하지 않을 순 있지만 무기한 전쟁을 감수하는 것보다 (협상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란 지도부 역시 '영원한 전쟁'을 원하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작전과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빠르게 피해를 복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23일 이스라엘과 서방 당국자들의 위성사진 분석을 인용, 이란은 깊은 산속에 있는 미사일 기지를 비롯해 교량, 항만, 생산 시설에 이르기까지 폭격으로 손상된 인프라를 신속히 복구했다고 전했습니다.
복구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이스라엘의 일부 당국자가 우려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일례로 3월 이란 서부 칸가바르의 미사일 기지 터널 입구 2곳과 진입로가 공습으로 파괴됐는데 불과 몇 주 만에 깨끗하게 재개됐고, 무너진 다리도 며칠 만에 복구됐습니다.
란 코하브 전 이스라엘 공군·미사일방어군 사령관은 "이란은 (미사일) 비축량을 다시 채워 넣었다"며 "매우 인상적인 산업화·재건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습니다.
미사일 기지의 경우 기지 자체를 완전히 파괴하기보다 접근을 막기 위해 입구를 무너뜨리는 데 공습 작전이 집중된 탓에 내부에 보관됐던 무기는 그대로였고 이란은 입구를 굴착만 하면 됐습니다.
미국·이스라엘이 신형 미사일과 드론을 조립하는 데 사용되는 부품을 생산하는 시설을 노렸으나 이미 지하에 부품을 충분히 비축해 놨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WSJ은 이란 전역에 걸친 신속한 복구작업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에 괴멸적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해 온 근거가 약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엑스에 "중동 상황이 통제 불능으로 빠지고 있다"며 "뒤로 물러나야 할 시점"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사진=미 해군·중부사령부 제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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