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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1천여 명, 예루살렘 성지서 경찰 비호 속 공개 기도 파문

유대인 1천여 명, 예루살렘 성지서 경찰 비호 속 공개 기도 파문
▲ '티샤 베아브' 맞아 기도하는 유대인들

유대교 금식일인 '티샤 베아브'를 맞은 23일(현지시간) 유대인 1천여 명이 동예루살렘 성지에서 대놓고 공개 기도를 강행해 이슬람권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됩니다.

성지의 '현상 유지' 원칙을 깬 이날 공개 기도는 이스라엘 경찰의 비호 아래 이뤄졌습니다.

이스라엘 집권 연정 내 대표적인 극우 성향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동참해 또다시 이슬람권을 자극하는 발언도 했습니다.

일간 하아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유대 성전 파괴 등을 애도하는 금식일인 이날 오전 1천 명 넘는 유대인 참배객들이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성지에서 경찰의 비호 아래 대규모 공개 기도를 올렸습니다.

공개된 영상에는 수많은 유대인이 유대교 전례가를 부르며 광장을 활보하는데도 경찰이 이를 제지하지 않고 지켜보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또 다른 영상에는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 소속 아미트 레비 의원과 유대인 남성들이 바위 사원의 계단 앞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국가를 부르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종교적으로 민감한 성지에서 금지된 유대인의 공개 기도 확대를 추진해 온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 장관도 기도에 동참했습니다.

그는 현장에서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라. 유대인들이 기도를 올리며 스스로를 (성지의) 주인이라고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결코 없었던 일"이라며 기뻐했습니다.

이슬람권에서 고귀한 성소(하람 알샤리프), 이스라엘에선 성전산(聖殿山)으로 부르는 이 성지는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한 곳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공통 성지인 이곳을 점령한 행위가 종교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의 통제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현상 유지 원칙을 정하고 지켜왔습니다.

이 원칙에 따라 성지 내에서 기도는 이슬람교도만 할 수 있고, 비이슬람교도는 성지를 방문할 수는 있지만 기도는 할 수 없습니다.

유대인의 기도 행위는 성지의 서쪽벽(통곡의 벽) 아래에서만 허용됩니다.

그러나 이런 원칙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벤-그비르 장관 등 극우 세력과 손을 잡고 역사상 가장 민족주의적인 연정을 출범시킨 2년 전부터 점진적으로 훼손돼 왔습니다.

특히 벤-그비르 장관은 수시로 성지를 방문해 기도하며 현상 유지 원칙을 깨는 데 앞장섰습니다.

그런데도 그동안 이렇게 많은 유대인이 공개적으로 현상 유지 원칙을 깨고 집단 기도를 한 적은 없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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