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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차단·증세 영향에…러, 현금 경제 회귀하나

인터넷 차단·증세 영향에…러, 현금 경제 회귀하나
▲ 모스크바 시내

4년 넘게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서 현금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시중 현금 유통량은 1조 5천600억 루블(약 29조 7천억 원)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가장 큰 증가 폭입니다.

현금 사용이 늘어난 것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 당국이 광범위한 모바일 인터넷 차단 조치를 시행한 영향이라는 분석입니다.

모바일 인터넷 차단으로 상점과 식당 등에서 카드 결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일이 일상화되면서 시민들도 현금을 사용하는 문화가 확산했다는 겁니다.

러시아 정부의 증세도 현금 거래를 유도하게 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러시아는 전쟁 비용 충당을 위해 올해 1월부터 부가가치세를 20%에서 22%로 인상하고, 중소기업의 과세 기준도 강화했습니다.

세금 부담이 커지자 식당을 비롯한 각종 소매점에서는 매출 신고를 줄이기 위해 고객들에게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또한 직원들의 임금을 현금으로 지급해 세금을 줄이는 이른바 '봉투 급여'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 중소기업 단체인 오포라 러시아(Opora Russia) 조사에서도 중소기업의 약 6%가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금 거래 확대 등 이른바 '회색 경제'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전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면서 은행 예금 금리는 연 10% 수준에 달하지만, 은행에선 자금이 이탈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은행에서 인출된 현금 규모는 5천500억 루블(약 10조 5천억 원)에 달합니다.

특히 이 가운데 2천억 루블(약 3조 8천억 원)은 정기예금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전쟁에 따른 경제와 사회 불안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은행 계좌보다는 구(舊)소련 시절처럼 현금을 집에 보관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했다는 겁니다.

러시아에선 2023년 용병기업 바그너의 무장반란 당시에도 현금 인출이 급증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석유·가스 수입이 늘었음에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재정 부담과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0.4%로 낮췄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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