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수사를 맡았던 담당 수사팀장이 팀원들에게 사건을 성적 목적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하는 등 수사 주요 과정마다 축소 수사를 지시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오늘 장윤기 사건 1차 지휘를 담당한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 소속 박모 경감이 "성적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팀원들에게 지시해 조사 범위를 제한했다고 밝혔습니다.
강력팀 내부에서 '강간살인죄'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받아들이지 않았고, 성적인 범행 목적을 검토해야 한다는 과학수사 분야 면담 보고서를 받고도 수사 기록에서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장윤기가 피해 여학생을 제압할 때 차 뒷문이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보고서 또한 '불분명하다'는 내용으로 재작성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 경감은 여학생 살해 전 장윤기가 아르바이트 동료에게 저질렀던 스토킹 범죄를 반영한 수사보고서에서도 특정 내용을 빼도록 했으며, 다른 분석 보고서를 첨부할 때도 '성적 목적'은 배제하도록 지시했습니다.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아버지가 케이블타이와 리얼돌 등 주요 증거를 인멸하게 된 배경에도 박 경감의 지시가 있었습니다.
사건 당일 이뤄진 차량 감식 현장에서 박 경감은 케이블타이를 직접 만져보고도 팀원들에게 "압수하지 말라"고 지시했고, 이후에는 관련 이야기 자체를 꺼내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지난 2일에는 수사보고서 등 누락된 자료를 검찰에 추가로 송치하라는 상부 지시도 박 경감은 따르지 않았고, 오히려 케이블타이를 촬영한 현장 감식 영상을 삭제하라는 명령까지 팀원에게 내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 경감은 "케이블타이, 리얼돌 등 증거가 살인의 주요 증거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스토킹과 살인 행위를 연결하지 않은 배경에는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별수사단은 부실 수사 과정에서 금전 거래나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계속 수사할 방침입니다.
또, 장윤기가 단순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도록 깊이 관여한 박 경감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직무유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오늘 검찰에 넘겼습니다.
(취재: 정다은, 영상편집: 이의선, 디자인: 육도현, 제작: 디지털뉴스부)
[자막뉴스] "성범죄로 몰지 마" 보고서까지 손대더니…이제와 "윗선 지시 있었다" 털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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