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의 '로봇 지상군'
공중 드론에 이어, 지상 로봇이 미래 지상전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현지시간 13일, 우크라이나군이 궤도형과 바퀴형 무인지상차량, UGV로 구성된 지상 로봇 부대를 운용하며 매달 수천 건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상 로봇은 보급품과 탄약을 운반하고, 부상병을 후송하는 지원 임무를 넘어 진지를 방어하고 포로를 생포하는 단계까지 발전했습니다.
때문에 현대전의 새로운 전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올해 지상 로봇 5만 대를 생산할 계획으로, 이는 지난해 생산량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지상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장 큰 이유는 병력 부족입니다.
러시아보다 열세인 병력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보급과 후송, 위험 지역 정찰 같은 임무를 로봇이 대신하면서 병사들의 생존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성을 공개하지 않은 올렉산드르 소령은 "우리는 병력을 잃을 여유가 전혀 없다"며, 최근 지뢰를 밟아 한쪽 다리를 잃은 병사를 지상 로봇으로 구조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로봇은 적 점령 지역 약 4킬로미터를 이동하는 동안 세 차례나 지뢰를 밟았지만, 끝내 부상병을 안전하게 후송했습니다.
지상 로봇의 역할은 이제 전투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기관총과 화염방사기, 폭발물을 장착한 지상 로봇이 공중 드론과 함께 러시아군 진지를 공격하는, 사실상 첫 '전면 무인 로봇 돌격'이 이뤄졌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 4월, 지상 로봇과 공중 드론만으로 러시아군 진지를 점령하고 병사 한 명도 직접 위험에 노출하지 않은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무장 로봇이 러시아군의 항복을 받아 포로를 우크라이나군 진지까지 호송하거나, 50구경 기관총을 장착한 로봇이 45일 동안 홀로 진지를 방어한 사례도 나왔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지상 로봇 개발 분야에서 러시아는 물론 세계 주요 군대보다도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아니라, 최전선의 정비공과 보병들이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로봇을 직접 개조하고 발전시키면서 실전형 무인 체계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전쟁 전 자동차 전자장비 정비공장을 운영했던 올렉산드르 하르코베츠 대위는 바흐무트 전투에서 전우들의 시신을 두고 철수해야 했던 경험을 계기로, 원격조종 차량에 갈고리와 기관총을 장착한 시신 수습용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이 로봇은 이후 특수부대조차 일주일 동안 접근하지 못했던 지역에서 전사자의 시신을 수습하는 데 실제 투입됐습니다.
지상 로봇 시스템 소대를 이끄는 드미트로 이바노우 병장도 전투공병 시절 지뢰를 배낭에 넣고 14킬로미터 넘게 운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로봇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는 "충분한 무인 장비를 확보한 뒤에는 수송과 보급을 포함한 임무의 최대 80%를 사람 없이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지상 로봇이 공중 드론만큼 빠르게 보급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평균 가격이 약 2만 4천 달러로 대형 수송 드론보다 두 배가량 비싸고, 험한 지형에서는 기동성이 떨어지는 데다 사람처럼 즉각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한계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사진=우크라이나군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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