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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다 망가질 판"…찜통더위에 강릉 안반데기 농민들 '한숨'

"배추 다 망가질 판"…찜통더위에 강릉 안반데기 농민들 '한숨'
▲ 배추밭 갈아엎는 농민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농작물과 가축 관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국내 최대 고랭지 채소 재배단지인 강원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김 모(60) 강릉시농민회장은 어제(13일) "농민들끼리 '이러다 올해 배추 다 망가진다'고 걱정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해발 1천100m 안반데기는 한여름에도 기온이 30도를 밑돌아 여름 배추 농사가 적격인 곳이지만,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아 30도를 웃도는 날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 농민회장은 "30도가 넘어가면 병충해와 무름병이 발생해 배추가 다 망가진다"며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출하하고 있지만, 폭염에 망가지지 않을까 엄청나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축산 농가들은 가축의 발육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인제에서 100∼120두 규모의 한우를 사육하는 권 모(52) 씨는 24시간 내내 쉴 새 없이 선풍기를 돌리고 있습니다.

안개 분무기와 축사 지붕 반열판 설치를 통해 축사 내부의 온도를 낮추고, '워터컵'으로 불리는 자동 급수기를 자주 씻어주며 소들이 시원하고 신선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온 신경을 쏟고 있습니다.

체감온도가 38도가 넘을 경우 영양과 대사에 악영향을 끼쳐 식욕부진과 발육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권 씨는 "소들은 첫 번째 위인 반추위에서 수많은 미생물이 풀과 사료를 발효시키는 과정을 거쳐 영양분을 흡수하는데, 38도가 넘어가게 되면 소화능력이 떨어져 축산 피해로 이어진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또 최근 장맛비로 인해 습기를 머금은 사료의 품질이 저하되는 점도 어려움으로 꼽았습니다.

연일 35도 안팎의 불볕더위는 고령층과 야외노동자 등 폭염 취약계층에도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강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6분 춘천시 서면에서 밭에서 일하던 주민 A(68) 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일 최고 체감온도는 삼척 등봉 35.7도, 강릉 구정 35.6도, 양양 하조대 35.4도, 동해 심곡 35.3도, 고성 34.7도를 기록했습니다.

설악동 34도, 강릉 선산 33.3도, 춘천 남산 34도, 영월 33.8도, 원주 33.5도 등 산지와 내륙도 30도를 웃돌았습니다.

특히 사흘 연속 열대야가 발생한 강릉을 비롯해 곳곳에서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면서 해변에는 밤에도 무더위를 피하려는 피서객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있으니 물을 충분히 마시고, 격렬한 야외활동 될 수 있으면 자제하는 등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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