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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인의 문제적 유럽] 물총 쓱 꺼내더니 "통행료 내놔"…'소년 갑질'에 파리가 뒤집힌 이유

00:00 인트로 
00:17 생마르탱 '라 두안', 14살 소년 함자  
02:15 "경찰서는 에어컨이 있어서 시원하네~"
02:57 이민자 프레임까지, 결국 부모까지 등판
04:13 14세 함자는 '촉법소년'? 

파리입니다. 파리는 지금 14살 소년 때문에 시끄럽습니다. '함자'라는 이름의 소년인데 이건 영상을 먼저 보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좋겠습니다. 

1. 생마르탱 '라 두안', 14살 소년 함자  
지금 보시는 남자 소년이 함자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총을 마구 쏘고 심지어 경찰한테도 물총을 쏘면서 장난질을 합니다. 또 도로로 뛰어나가서 지나가는 차도 그냥 막고 막 행패를 부립니다. 물가 옆에 앉아 있는 여성을 밀어서 물에 빠뜨리기도 합니다. 지금 저 장소는 파리에서 꽤 유명한 관광지인 생마르탱 운하입니다. 파리가 40도가 넘는 폭염에 시달리면서이 파리시가 생마르탱 운하를 수영할 수 있도록 개방을 했습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함자라는 그 소년은 그 생마르탱 운하에서 사람들한테 저렇게 장난을 하고 불쾌함을 유발하고 있던 거였습니다. 행패를 부리거나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도 모자라서 통행료를 받겠다면서 사람들한테 2유로를 내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돈을 안 주면 물총을 또 쏘고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기분이 결코 좋을 수가 없는 짓들을 했습니다. SNS에 점점 더 유명세를 탔고 사람들은 함자한테 '라 두안'이란 별명까지 붙여줬습니다. 이 라 두안이 뭐냐면 프랑스말로 세관이란 뜻입니다. 통행료를 뜯는다고 붙은 별명입니다. 틱톡과 인스타를 하고 있는 함자는 그런 유명세를 더 원했는지 계속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끼쳤습니다. 경찰에 결국 붙잡혔는데 경찰차에서 도망을 쳐서 운하를 헤엄쳐 빠져나가는 장면까지 알려졌습니다. 파리가 함자 때문에 더 시끄러워졌습니다. 방송사 뉴스에서 생방송으로 생마르탱을 연결해서 뉴스를 실시간으로 전하기도 했습니다. 각종 언론사에서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심지어 토론 좋아하는 프랑스 사람들은 그 소년을 두고 어떻게 해야 좋은지 전문가들이 모여서 토론하는 방송까지 했습니다. 프랑스를 넘어서 독일과 영국 스위스에서도 함자가 소개되면서 '생마르탱 라 두안'은 유럽에서 핫한 인물이 됐습니다. 

2. "경찰서는 에어컨이 있어서 시원하네~"
프랑스 라 두안이 그러다 결국 지난 6월 27일 경찰 유치장에 갇혔습니다. 레스토랑 집기를 부순 혐의 등인데 하루 만에 풀려났습니다. 그리고 또 생마르탱 운하에 가서 뉴스 카메라 앞에 서서 유치장은 에어컨이 있어서 시원하더라 라고 조롱하듯 농담도 던졌습니다. 파리는 더 시끄러워졌습니다. 14살 아이를 풀어주는 건 당연하다부터 어떻게 그런 아이를 풀어줄 수 있느냐까지 갑론을박 티격태격 시끄러웠습니다. 계속 주목을 받고 있던 사이에 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번엔 여러 명과 함께 휴대폰 절도에 가담한 혐의입니다. 7월 1일에 붙잡혔는데 그날은 또 증거불충분으로 바로 그날 풀려났습니다. 

3. 이민자 프레임까지, 결국 부모까지 등판
사람들은 함자의 부모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이렇게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면서 관심을 끄는 아이를 그냥 내버려두고 있냐는 겁니다. 결국 부모가 등판했습니다. 언론 인터뷰에서 함자의 부모들은 함자는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다 라고 말했습니다. 물총을 쏘는 것도 그저 어린아이들의 장난일뿐이라고 두둔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커져 버렸습니다. 알제리 이민자 집안인 함자에게 프랑스에서 가장 잘 터지는 뇌관 중 하나인 이민자, 인종차별 프레임이 붙어버렸습니다. 우파에선 14살 소년의 행패는 결국 이민자 정책의 실패라고 몰아갔습니다. 심지어 함자 부모한테 준 아동 수당을 박탈하고 배상 책임도 물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했습니다. 함자가 sns에 뜨면 인종차별적 발언이 댓글에 줄줄이 달립니다. 좌파에선 청소년기 특징을 이해하고 지나치게 처벌로만 몰아가는 건 주의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걸 인종차별, 이민자 정책 문제로 몰아가는 건 과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달 초에 함자를 대상으로 한 인신공격이 너무 심해서 부모들이 경찰에 형사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4. 14세 함자는 '촉법소년'?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하신 점이 있으실 겁니다. 14세 함자는 프랑스에서는 촉법소년이냐,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만 14세 미만까지 촉법소년으로 분류가 됩니다. 형사처벌은 안 받고 전과기록도 안 남습니다. 프랑스는 13살 미만까지입니다. 함자는 14살이어서 처벌은 받습니다. 그런데 일반 어른들과 같지는 않고 소년재판부를 거칩니다. 처벌은 받긴 하지만, 교육적 반성적 조치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재판에 회부되는 것도 일반 법정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고 합니다. 함자의 혐의가 인정돼서 처벌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걸 또 우파는 문제삼고 있습니다. 이민자 문제뿐만 아니라 아이들 범죄도 더 강력하게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촉법소년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이곳도 마찬가지입니다. 40도가 넘는 폭염 때문에 생마르탱 운하를 개방했더니 함자라는 14살짜리 소년이 난데없이 파리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모아 버렸고 그게 이민, 복지 정책의 문제를 넘어서서 소년 범죄 처벌 문제까지 불이 붙어 버렸습니다. 지금은 조금 날이 시원해져서 생마르탱 운하가 일주일에 한 번만 개방됩니다. 찾는 사람이 좀 줄어들다 보니까 함자 이슈도 조금은 가라앉았습니다. 하지만, 이 휘발성 강한 이슈들이 14살 소년을 중심으로 다 뭉쳐있어서 언제든 다시 활활 불타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 : 권영인,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김시내, 영상편집 : 나홍희, 디자인 : 양혜민, 출처: X(@tropdecomtes), X(@AldousHuxIey), X(@DestinationTele), X(@RafaelSereti), Tik Tok(@Lecinphile93), 유튜브 'C à vous - France Télévisions',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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