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은평구 빌라 화재
"기억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내 손으로 키웠는데, 애들이 다 착한 애들인데…."
서울 은평구 갈현동 빌라 화재로 초등학생 손자와 손녀를 한꺼번에 잃은 할아버지 A 씨는 힘겹게 입을 뗐습니다.
그는 차오르는 슬픔에 말을 쉽게 잇지 못했습니다.
남매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이튿날인 9일 은평구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 앞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애들이 참 말을 잘 들었는데…"라며 눈물지었습니다.
그는 남매를 두고 개인 용무로 외출했던 아이들 아버지의 슬픔은 누구와도 비할 바 없이 클 것이라고 했습니다.
A 씨는 "애들을 두고 나간 무책임한 부모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운 사고로 같이 슬퍼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A 씨 당부처럼 아이들의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은 빈소에서 슬픔을 삭였습니다.
이날 오후엔 망자 이름이 나오는 식장 내 전광판도 상주의 요청으로 꺼진 상태였습니다.
빈소를 찾은 이들은 입술을 꽉 깨물고 몸을 떨면서 슬픔을 견디는 유족을 안고 위로의 뜻을 전했습니다.
한 조문객은 "이렇게 어린 나이에,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숨진 아이들은 각각 초등학교 2학년과 1학년 남매입니다.
이웃들에게 우애가 좋은 남매로 알려진 터라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이들 남매 가족이 불이 난 빌라로 이사한 건 2년 전입니다.
경찰과 소방은 이날 오후부터 합동감식을 한 뒤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경찰은 거실에서부터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발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에어컨 등 가전을 국립과학수사원에 감정 의뢰했습니다.
(사진=서울 은평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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