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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살았지만 처음"…순식간에 상가·차량 덮쳤다

"30년 살았지만 처음"…순식간에 상가·차량 덮쳤다
▲ 폭우가 내린 9일 대전시 유성구 송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 도로에 토사가 덮이자 작업자들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여기서만 15년간 살았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에요. 무서울 정도로 비가 쏟아졌습니다."

어제(9일) 오전 10시쯤 대전 유성구 송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주민 백 모(60대) 씨는 "빗소리가 너무 심해 이러다 큰일 날 것 같아 밤새 마음을 졸였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아파트 후문은 왕복 4차선 도로를 놓고 야산과 접해 있는데, 밤새 내린 비로 산비탈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특히 야간시간대에는 부족한 단지 내 주차 공간을 대신해 주민들이 차를 주차하기도 했던 곳이라 차량 파손 등 피해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백 씨는 "새벽부터 토사가 흘러내려 주민들이 주차했던 차를 옮기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우리 남편도 급하게 차를 뺐는데 출근할 때 보니 모래와 흙이 많이 들어가 차에서 소리가 심하게 났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이 모(40대) 씨는 "오전 6시에 집에서 밖을 보고 있는데, 산비탈 한쪽이 폭포처럼 변해 빗물이 쏟아지며 토사가 그대로 내려왔다"며 "흙더미가 미처 옮겨지지 못한 차 한 대 위로 쏟아졌다"고 말했습니다.

대전 유성구청은 이날 오전 7시 49분 재난 문자를 통해 토사 유출 사실을 안내하며 주민들에게 우회하라고 당부하는 한편, 굴착기 등 중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긴급 도로 복구 작업에 나섰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도 오전 6시부터 나와 주민들의 출차 안내를 도왔습니다.

복구 현장에서 작업을 지켜보던 아파트 주민들은 인명피해가 없어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30년간 이 아파트에서 거주했다는 장 모(50대) 씨는 "아무리 비가 와도 이전에는 토사가 흘러내린 적이 없었다. 이런 장면은 생전 처음 본다"며 "특히 아파트 후문 쪽 야산과 접한 곳에는 어린이집도 있고, 주민 통행이 잦은 곳이라 불안하다"고 했습니다.

8일부터 대전·세종·충남 곳곳에서 200mm 안팎의 폭우가 쏟아지며 지역 곳곳에서 나무 쓰러짐, 도로·주택 침수 피해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충남에서는 모두 229건, 대전에서는 모두 54건의 풍수해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조치에 나섰습니다.

충남 공주시 동학사 인근 식당·상점가도 불어난 계곡물로 이날 오전부터 대규모 침수 사태가 발생해 당국이 조치에 나섰습니다.

이날 오후 동학사 식당·상점가 앞은 진흙과 나뭇가지 등 토사가 곳곳에 쌓여있어 뻘밭을 방불케 했습니다.

의용소방대원과 주민들이 나서서 토사를 제거하고 파손된 배수관과 상수도관을 복구하느라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특히 이번 침수 피해는 제3학봉교 밑 상점 대여섯 곳에 집중됐는데 상인들은 바위 등 토사가 한 번에 휩쓸리며 배수관과 상수도관마저 막히거나 파손돼 손 쓸 틈도 없이 물이 불어났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계곡 바로 아래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80대 상인은 "평소에도 배수시설이 계곡과 너무 맞닿아 있는 탓에 물이 조금만 불어나도 막혀버려 제 구실을 전혀 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침수 피해를 본 한 소품점 상인은 "재작년에도 침수 피해를 겪었지만, 발목을 넘어서 거의 무릎까지 물이 차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상품이 다 젖어버려서 참 허탈하다"고 하소연하며 가게 바닥에 가득 쌓인 진흙을 퍼담았습니다.

대전기상청에 따르면 8일 0시부터 9일 오전 11시까지 강수량은 천안 262.0㎜, 계룡 246.5㎜, 세종 고운 235.5㎜, 대전 장동 230㎜로 집계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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