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
"아이들도 그렇고 선생님께서도 (어린데) 어쩌다 당뇨에 걸렸냐고 물어보시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엄마가 알려주신 대로 '교통사고처럼 온 거다'라고 말씀드렸어요."
질병관리청 아카데미에서 만난 고등학교 1학년 임 모 군은 초등학교 1학년 시절 당뇨가 발병했습니다.
유치원생 때까지만 해도 아무렇게나 먹고 생활했는데 초등학교에 진학하자마자 병에 걸려 음식을 가려야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얻은 병은 학교생활에도 지장을 줬습니다.
임 군은 "병을 말하기가 꺼려져서 주사를 맞을 때도 보건실에 혼자 갔다"며 "중학생 때부터는 애들한테 당당하게 밝혔지만, 초등학생 때는 그런 어려움이 있었다"고 돌아봤습니다.
어제(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소아는 주로 1형 당뇨병에 걸립니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베타세포가 면역체계의 공격으로 파괴돼 인슐린이 아주 적게 분비되거나 거의 분비되지 않는 자가 면역 질환입니다.
주기적으로 인슐린 주사를 처방받아야 합니다.
이영아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세포는 인슐린이 있어야 포도당을 이용한다"며 "인슐린은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넣어주는 열쇠 역할을 하는데, (1형 당뇨는) 갑자기 이 열쇠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 군은 "초등학교 때 발병하는 친구들도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그 병이 어떤 병인지, 어떤 원인으로 생긴 건지,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으면 좋겠다"며 "환자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학교에서 조금이라도 배려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아 당뇨에 대한 주변의 이해가 부족한 것은 그들이 겪는 고충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생후 36개월에 1형 당뇨를 진단받았다는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김미영 대표는 "이 병은 완치가 안 된다고 그렇게 말을 했는데도 주변에서는 '요즘 아이는 좋아지고 있나' 하고 물어본다"며 "사실 우리를 걱정해주는 말이긴 하지만, '우리에게 관심이 없구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일 수 있지만, 1형 당뇨는 잘 관리하지 못할 경우 소아에게 굉장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1형 당뇨는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증' 때문에 치사율도 높습니다.
케톤산증은 제때 적절히 치료하면 사망률이 1% 미만으로 낮지만, 연령이나 유발 원인에 따라 사망률이 5% 이상으로 오르기도 합니다.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소아청소년 당뇨병 환자의 이런 장기 합병증을 막고 한국인 맞춤형 예방·치료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첫 국가 단위의 소아청소년 당뇨병 레지스트리(환자 등록 연구)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전국 42개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2030년까지 5년간 환자 5천 명을 장기 추적해 국가 차원의 레지스트리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국가 표준 진료 지침과 예방·관리 전략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아주대병원 이해상 교수는 "소아청소년 당뇨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식 개선"이라며 "보통 비만이거나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그런 당뇨에는 굉장히 친숙한데 1형 당뇨 하면 정확히 어떤 질환인지 인식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연구를 통해서 1형 당뇨병이 자가 면역 질환이라는 것을 좀 더 확실하게 인식하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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