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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전 버젓이 남았다…'자작극' 덜미 잡힌 정이한 행적

"이번 음료수 테러는 청년 정치인의 도전을 가로막고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려는 중대 범죄다."

피습 자작극을 벌인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지난 8일 경찰에 구속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 측이 선거 기간인 지난 4월 27일 피습 사실을 알리며 내놓은 입장입니다.

당시 선거 캠프 관계자는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 당일 오전 9시쯤 정 전 후보가 부산 금정구 구서 나들목 인근에서 유세하던 중 지나가던 차량 운전자가 차창 밖으로 던진 음료에 맞아 쓰러졌다고 했습니다.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한 경찰은 공직선거법 위반(선거자유방해) 혐의로 30대 남성 A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테러 자작극 의혹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 구속

A 씨는 "어린놈의 XX가 무슨 시장 출마냐?"며 청년 정치인을 비하하는 폭언과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음료 테러' 피해자가 된 정치 신인 정 전 후보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커졌습니다.

정 전 후보는 A 씨를 직접 면회하고 선처 탄원서까지 제출했습니다.

사건 이틀 뒤에는 목 보호대를 착용한 채 선거운동에 복귀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정 전 후보가 선거에 도움을 얻으려고 자신의 헬스 트레이너였던 10년지기 A 씨와 미리 짜고 벌인 자작극에 불과했습니다.

자작극의 단서는 경찰에 피습 신고가 접수된 지 보름여가 지난 시점에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통상적인 수사 매뉴얼대로 A 씨 휴대전화에 대한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통화 내역을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의 예상과 달리 정 전 후보와 가해자인 A 씨가 사건 이전에 여러 차례 통화한 내역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수사의 방향을 선거자유방해가 아닌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에 두고 증거 확보에 나섰습니다.

이를 위해 주거지 압수수색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결국 정 전 후보는 지난 5월 중순 경찰에 출석해 자신과 A 씨가 벌인 자작극을 시인했습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 전 후보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이렇게 큰일이 될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선거 다음 날인 지난 6월 4일 선거사무실, 주거지, 헬스장 등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압수수색에서 정 전 후보와 A 씨가 헬스장에서 함께 대화하는 장면 등이 담긴 CCTV 영상도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현재까지 이번 자작극에 정 전 후보와 A 씨 외에 추가로 범행을 공모하거나 가담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테러 자작극 의혹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 구속
▲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

안영봉 부산경찰청 수사부장은 "공직선거법 위반에 있어서 유례가 없는 사건"이라며 "공정한 선거를 해치는 행위를 엄단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수사를 벌였다"고 말했습니다.

압수수색영장을 선거 전에 집행할 수도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검찰이나 경찰의 입장에서는 선거에 미칠 영향보다는 어떻게 범죄를 입증하느냐가 더 중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두 사람 사이의 금전 거래 여부 등 추가적인 조사를 벌인 뒤 다음 주에 검찰로 송치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 정 전 후보 진단서 발급 경위의 의료법 위반 여부도 별도 수사 대상입니다.

정 전 후보 부친이 운영하는 온그룹 계열사 직원들의 선거운동 동원 의혹도 별도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정 전 후보 관련 여론조사기관의 공정성 논란에 대해서도 별도 수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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