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NXP와 ADI가 국내 유통업체에 판매 마진율을 설정해 거래를 강제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심판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위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두 회사를 합해서 최대 1천억 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공정위 사무처는 NXP와 ADI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 내용과 제재 의견 등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각각의 기업에도 보냈다고 오늘(8일) 밝혔습니다.
심사보고서는 형사소송에서 공소장에 해당하는 것으로, 심사보고서가 당사자에게 송부되면 제재 절차가 개시됩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NXP는 국내 자동차용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 업쳅니다.
미국에 본사가 있는 ADI는 온도, 소리, 영상 등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는 아날로그 집적회로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2위 업체로, 시장 영향력이 막대합니다.
두 회사는 국내 유통사에 제품별 '표준 공급가격'에 제품을 구입하도록 한 후 유통사들이 고객을 상대로 할인 판매 가격을 승인할 경우, 차액(표준 공급가격-할인 판매 가격)을 유통사에 환급해주는 이른바 'S&D' 거래 방식을 운영했습니다.
S&D 거래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흔한 방식이지만 문제는 두 회사가 이를 악용했다는 데 있습니다.
NXP는 최소 2012년부터 현재까지 S&D 거래 방식으로 자신과 거래하는 특정 유통사가 거래처를 확보하면 다른 유통사는 그 거래처와 거래를 개시하지 못하도록 사실상 '독점 유통권'을 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유통사들이 확보할 수 있는 마진율도 사전에 설정해 자유로운 거래를 가로막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DI 역시 최소 2020년부터 현재까지 역시 자신과 거래하는 유통사들이 확보할 수 있는 마진율을 사전에 고정해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울러 유통사들의 거래처에 재판매할 수 있는 가격을 지정하고 강제했습니다.
공정위 심사관은 NXP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거래 상대방을 제한하고, 경영을 간섭하는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ADI의 경우 마진율을 사전에 정한 것을 경영 간섭행위로 보고, 유통단계에서 가격 경쟁을 제한하고 사업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재판매가격 유지 행위'도 저질렀다고 봤습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각각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위법 행위와 관련된 매출액은 NXP의 경우 ▲ 거래상대방 제한 행위 약 8억 8천만 달러(약 1조 3천억 원) ▲ 경영 간섭 행위 약 6억 6천만 달러(약 1조 원)로 추산됐습니다.
ADI의 관련 매출액은 경영 간섭 행위와 재판매 가격 유지 행위 각각 8억 달러(약 1조 2천억 원)로 산정됐습니다.
향후 공정위는 심의를 거쳐 관련 매출액의 최대 4%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NXP의 경우 920억 원, ADI는 960억 원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는 셈입니다.
다만 효과가 같은 거래 분야에 미치면서 금액이 과다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과징금을 조정할 수 있어 과징금은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 서면 의견 제출, 증거 자료 열람·복사 등 업체들의 방어권을 보장한 후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판단을 내린다는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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