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V 검사
파키스탄의 한 병원에서 어린이 78명이 한꺼번에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되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7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 정부의 노동장관 사이드 가니는 전날 관내 정부 병원인 '쿨숨 바이 발리카 하스피털'에서 최소 78명의 어린이가 HIV에 감염됐다고 밝혔습니다.
가니 장관은 감염 원인 등을 조사해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주 정부의 이런 입장은 HIV에 감염된 어린이들의 부모들이 수개월 동안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쓴 끝에 나온 겁니다.
부모들은 어린이 감염 의혹이 처음 알려진 지난해 11월 주 정부에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신드주 고등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고법은 지난 2일 해당 병원에서 HIV 감염이 발생한 이유를 설명하는 보고서를 2주 내로 제출토록 해야 한다며 주 정부를 압박하고, 해당 병원은 안전한 의료 치료를 제공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탄원서를 낸 타리크 만수르는 법정에서 "우리는 그동안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주 정부는 우리에게 아무런 희망을 주지 않았다"면서 "병원에서 오염된 일회용 주사기가 재사용된 뒤 아이들이 HIV에 걸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부모들은 지난 5일 신드주 주도인 카라치에 있는 언론인 단체 입주 건물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해당 병원에서 HIV에 감염된 어린이가 200여 명이고 이들 중 최소 9명이 사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병원 측 문책과 감염 어린이들에 대한 평생 치료를 요구했습니다.
신드주에서는 HIV 감염 어린이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당국에 따르면 감염 어린이가 2024년 10명에서 2025년 70명으로 늘었습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HIV 감염 환자로 신드주에 등록된 894명 가운데 어린이는 329명이었습니다.
파키스탄 의료협회는 신드주 내 어린이들의 HIV 감염 증가는 당국의 감염 통제 실패를 의미한다며 무허가 병원의 주사기 재사용을 비롯한 안전하지 않은 관행은 심각한 공공보건 우려사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19년 4월 신드주 라토데로시의 한 사립병원에서는 주사기 재사용 때문으로 추정되는 어린이의 HIV 감염이 급증해 두 달 뒤 감염 어린이가 800여 명에 달했습니다.
당시 세계보건기구는 조사를 통해 오염된 주사기 재사용을 발병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파키스탄에서 어린이들의 HIV 감염은 수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늘고 있고 있는 추세입니다.
2024년 말에는 북동부 펀자브주의 한 정부 병원에서도 어린이 HIV 환자 수가 증가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유엔은 어린이를 포함한 파키스탄 내 HIV 감염자가 2010년 6만 7천 명에서 2023년 31만 명으로 급증했다고 추산하지만, 실제 감염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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