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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월세 거래량↓…'탈 아파트' 시작되나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탈 아파트' 시작되나
▲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에 붙어 있는 매물판 모습

올해 들어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전 다주택자의 주택 매도 등으로 전세 물건 감소와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되며 아파트 전세 거래가 감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비해 전세사기 여파로 한때 '빌라 포비아(phobia·공포증)' 현상까지 보였던 빌라 등 비아파트는 전월세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5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주택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전국의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총 123만 614건으로 작년 동기(119만 9천105건) 대비 2.6% 증가했습니다.

지난 5월 거래량은 작년 동월 대비 17% 감소했지만, 3월 거래량에서 작년 대비 17%가 늘었습니다.

국토부가 매월 발표하는 주택통계의 전월세 거래량은 계약일이 아닌 신고일 기준 물량과 대법원의 확정일자 신고 물량을 합해 집계한 것입니다.

유형별로 차이가 컸습니다.

올해 1∼5월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52만 8천858건으로 작년 동기(56만 9천998건) 대비 7.2% 감소했습니다.

반면 연립·다세대·단독 등 비아파트 전월세는 작년 1∼5월 62만 9천107건에서 올해는 70만 1천756건으로 11.5% 증가했습니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줄고, 빌라 등 비아파트 거래는 늘어난 것입니다.

지역별로 서울의 아파트는 작년 12만 8천51건에서 올해 11만 9천722건으로 6.5% 감소했습니다.

수도권 전체로도 35만 448건에서 32만 5천641건으로 7.1% 줄었습니다.

이에 비해 서울의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24만 4천369건에서 올해 25만 9천853건으로 6.3%가 증가했습니다.

수도권은 44만 2천24건에서 478만 8천908건으로 8.3% 늘었습니다.

지방은 절대 거래량은 적지만 증감폭은 더 컸습니다.

지방 아파트 전월세 거래(21만 9천550건→20만 3천217건)가 7.4% 감소한 반면, 비아파트(18만 7천83건→22만 2천848건)는 19.1% 증가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이 감소하면서 계약일 기준 월별 거래량도 2만 건을 밑도는 달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건수는 올해 2월 1만 9천58건(5일 조사 기준)으로 2024년 9월(1만 6천749건) 이후 처음으로 2만 건 밑으로 감소했습니다.

이후 3월에 2만 1천689건으로 늘었다가 4월은 다시 1만 8천187건으로 줄었고 5월도 현재까지 신고 물량이 1만 6천780건에 그치고 있습니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가 줄어든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물건 감소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습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임대아파트 제외)은 2024년 32만 가구에서 지난해 23만 8천 가구, 올해는 17만 5천 가구로 감소했습니다.

이 가운데 서울아파트는 2024년 2만 4천 가구, 지난해 3 만 2천 가구, 올해 1만 9천 가구 정도에 그칩니다.

통상 신규 입주 아파트에서 전월세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데 올해는 신축 아파트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0·15대책 이후 매수자에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으로 확대되면서 새로 임차인을 찾는 신규 전세 물건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5월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매물도 토허구역내에서는 실거주가 가능한 무주택자 위주로 매수가 이뤄지면서 집이 팔릴 때마다 전월세 매물은 사라졌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집계에 따르면 5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3만 7천551건으로 2년 전(4만 3천917건)과 비교해 14.5% 감소했습니다.

토허구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 작년 10·15대책 당일의 4만 4천55건에 비해선 14.8%가 줄었습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같은 강북 일부 지역의 2억∼4억 원대 저가 전세 아파트는 올해 들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전세자금대출 문턱을 높인 데다 작년 10·15대책으로 1주택자가 수도권 및 규제지역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 등 돈 빌리기가 어렵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비아파트로 이탈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아파트 전셋값은 계속해서 상승하는데 자금줄은 막히면서 '탈(脫) 아파트' 현상을 보이는 것입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 보증금은 6억 5천875만 원으로 2년 전 동기간 5억 5천377만 원 대비 19.1% 상승했습니다.

올해 신규로 전세를 얻은 임차인은 2년 전 전세금에 비해 1억 원을 더 올려준 셈입니다.

지난해 1∼5월 평균 6억 1천329만 원에 비해서도 1년 새 4천500만 원(7.4%) 이상 상승했습니다.

월세 신규 계약도 2년 전에 평균 109만 6천 원(보증금 제외)을 냈다면 올해는 137만 3천 원으로 25% 상승했습니다.

이에 비해 연립 다세대 등 전세가격은 아파트와 달리 2년 전과 큰 변동이 없다는 점도 빌라 시장 유입 요인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분석 결과 연립·다세대 신규 전세 평균 보증금은 2년 전인 2024년 평균 2억 2천800만 원에서 2025년은 2억 3천591만 원, 올해는 2억 3천764만 원으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전세 시장의 '공간적 전이'가 시작된 것으로 해석합니다.

전셋값 상승은 월세 전환 가속화, 재계약 증가 등으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1∼5월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지난해 44.0%에서 올해 51.3%로 7.3%포인트 뛰면서 조사 이래 처음으로 50%를 넘어섰습니다.

비아파트의 월세 비중도 지난해 1∼5월 74.0%에서 올해 78.4%로 상승했습니다.

보증금을 올려주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식시장 활황도 월세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갱신계약도 늘었습니다.

올해 서울 아파트 1∼5월 전월세 갱신계약 비중은 46.0%로 작년 동기(40.5%)에 비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전세의 갱신 계약 비중은 51.3%로, 전세 계약의 과반을 차지했습니다.

갱신 계약 중 갱신권 사용 비중도 전월세 전체로는 43.1%지만 전세의 갱신권 사용 비중은 52.8%에 달합니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강북 지역에선 전세를 구하지 못한 임차인이 매수로 전환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하반기에 전세대출 보증 축소나 DSR 확대 등으로 전세대출을 더 옥죌 경우 비자발적 '탈 아파트'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 대출을 많이 해준 것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며, 그게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전세대출 축소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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