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 증시에 상장된 쿠팡 주식을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18차례 사고판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투자 계좌 두 곳에 쿠팡 보통주 주식을 담고 거래해 왔는데, 전체 자산을 고려하면 미미한 규모지만 현재 남은 주식의 액면가는 최대 13만 달러(약 2억 원)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중 주식 거래는 운용사를 통해 이뤄져 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 계좌 운용에 본인이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다만, 한미 외교·통상 분야 중요 현안의 당사 기업에 대해 현직 미국 대통령이 재산상의 이해관계를 가진 상황은 '이해 충돌' 논쟁의 여지가 없지 않아 보입니다.
미 정부윤리청(OGE)이 최근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 신고 자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쿠팡 주식을 거래한 내역이 담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9일 두 차례에 걸쳐 '1천1달러 이상 1만 5천 달러 이하', '5만 1달러 이상 10만 달러 이하' 상당의 쿠팡 주식을 각각 매수했고, 같은 달 16일에 '1천1달러 이상 1만 5천 달러 이하' 상당을 추가로 매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6일 1만 5천1∼5만 달러 상당의 쿠팡 주식을 매도한 데 이어 11월 10일 1만 5천1∼5만 달러와 1천1∼1만 5천 달러 상당을, 11월 17일 1천1∼1만 5천 달러 상당을 추가 매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1일 1천1∼1만 5천 달러와 5만 1∼10만 달러 상당의 쿠팡 주식을 각각 다시 샀고, 같은 달 18일 1천1∼1만 5천 달러어치를 더 샀습니다.
올해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1월 12일에 1천1∼1만 5천 달러와 5만 1∼10만 달러 상당의 쿠팡 주식을 팔았고, 같은 달 21일 1천1∼1만 5천 달러어치를 더 팔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팡 주식을 2월 12일에 다시 10만 1∼25만 달러와 1천1∼1만 5천 달러 상당 매수했고, 같은 달 23일 1천1∼1만 5천 달러어치를 더 매수했습니다.
마지막 거래 기록은 지난 5월로, 18일에 1만 5천1∼5만 달러 상당을, 22일에 5만 1∼10만 달러 상당을 각각 매도했습니다.
최대 금액 기준으로 13만 달러 규모의 주식을 지난해 10월부터 사고팔고를 반복한 끝에, 지난 2월 매수(최대 28만 달러)와 5월 매도(최대 15만 달러)로 최대 약 13만 달러의 주식이 남은 겁니다.
같은 주식의 매수나 매도가 여러 차례 나눠서 이뤄진 건 투자 계좌 두 곳에서 각각 자금을 운용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OGE 자료 '기타 자산 및 소득' 파트에는 투자 계좌⑦에 쿠팡 보통주가 5만 1∼10만 달러(306번 항목)로, 투자 계좌⑧에 1천1∼1만 5천 달러씩 두 항목(1141번, 1142번)이 각각 기재돼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쿠팡 주식 거래로 얼마나 수익을 올렸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쿠팡 사태'로 주가가 대폭 하락하는 과정에서 매매가 이뤄져 수익률이 높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올해는 가장 큰 규모로 매수한 2월 초에 쿠팡 주가가 주당 18달러 안팎이었고, 매도가 이뤄진 5월에 15달러선까지 밀렸던 만큼 마이너스 수익률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쿠팡 주식 보유 현황을 담은 투자 계좌⑦ 306번 항목과 투자 계좌⑧ 1141·1142번 항목은 모두 '투자에 따른 소득 금액이 없거나 201달러 이하'라고 표시돼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주식 매매에서 논란이 된 행정부 특정 정책과의 '이해 상충 문제'가 쿠팡 주식에도 해당할지는 명확하지 않아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쿠팡 주식을 사들였다가 매도한 건(지난해 10월 중순~11월 중순)은 쿠팡의 정보 유출 사태의 발표를 앞둔 시점이었고, 다시 매수한 건(지난해 12월 중순)은 한국에서의 '쿠팡 청문회'가 미국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이어 지난 1월부터는 미국 정치권에서 한국 정부가 쿠팡에 차별적으로 대우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고, 2월에는 쿠팡에 대한 미 연방하원 법사위 비공개 증언이 이뤄졌습니다.
미 연방하원 법사위는 지난 1일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다만, 쿠팡 문제와 관련한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대(對)한국 압박이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쿠팡 주식이 포함된 상황 자체가 큰 틀에서 이해 충돌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처럼 주식을 사고 판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외교·통상 당국자들은 쿠팡에 강연이나 자문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보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쿠팡 문제의 소관 당국자인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법률 회사 킹&스폴딩 파트너로 재직하던 2024년 5월 17일 쿠팡에서 1만 달러의 강연·자문 사례금(honorarium)을 받았다고 신고했습니다.
그리어 대표는 당시 현대차에서도 2만 달러를 같은 명목으로 받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대한국 외교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엘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은 취임 전 쿠팡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수를 받았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구체적인 금액은 재산 신고 내역에서 공개하지 않았지만, 신고 규정에는 연간 5천 달러 이상이면 신고하게 돼 있습니다.
후커 차관은 SK, 포스코, 현대차, 삼성전자에서도 같은 명목으로 보수를 받았습니다.
후커 차관은 한국의 플랫폼 규제를 비판해 온 로버트 오브라이언(트럼프 1기 국가안보보좌관 출신)이 회장을 맡은 아메리칸글로벌전략(AGS)의 선임 부회장으로 재직했고, 쿠팡은 AGS의 고객사였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