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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일…트럼프 연설·기네스급 불꽃놀이 펼쳐진다

켄터키주에서 열린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에 걸린 성조기 (사진=AP, 연합뉴스)
▲ 켄터키주에서 열린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에 걸린 성조기

미국이 현지시각 4일 독립·건국 2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776년 7월 4일 북미의 영국 식민지 13개 주 대표들이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2차 대륙회의에서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는 독립선언서를 채택한 지 이날로 꼭 250년이 된 겁니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법적으로 독립한 시점은 양국 간 '파리 평화조약'이 체결된 1783년 9월 3일이지만, 미국은 그보다 약 7년 앞서 이른바 '건국의 아버지' 56명이 서명한 독립선언서를 채택한 시점을 독립기념일로 정해 기념해 왔습니다.

당시 패권 국가였던 영국을 이끈 조지 3세의 왕정을 거부하면서, 평등하게 창조된 만인은 생명과 자유, 행복추구권을 창조주로부터 부여받았고, 이 권리를 담보하기 위해 정부를 수립하고, 그 정부의 정당한 권력은 국민의 동의로부터 나온다는 등 미국의 건국 이념이 독립선언서에 담겼습니다.

정부의 권력이 피통치자의 동의에서 비롯되고, 모든 시민은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갖는다는 내용의 독립선언서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 민주주의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역사가들은 평가합니다.

다만, 1990년대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이 '1강'으로 자리하던 시기를 지나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권위주의 국가들의 국제 질서 재편 시도, 대통령 권한의 한계를 잇달아 시험하며 미국 안팎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통행 속에 미국 독립선언서에 담긴 '이상'이 250돌을 맞아 도전에 직면했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뉴욕 앞바다 자유의 여신상 지나는 대형 범선

이날 워싱턴 DC의 링컨기념관과 워싱턴 기념탑을 잇는 잔디 광장인 내셔널 몰에서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인 '미국에 바치는 헌사'(Tribute to America)가 열립니다.

미 공군기들의 편대 비행과 에어쇼, 대규모 군악·의장대 공연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연설이 밤 9시 45분부터 진행됩니다.

이번 행사를 '트럼프 집회'(Trump Rally)로 이름 붙인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 건국 250주년에 즈음해 미국이 이룬 정치·경제·군사적 성취를 강조하는 동시에 자신의 집권기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기화하도록 허용했다는 점에서 득보다 실이 큰 전쟁이었다는 평가가 많은 이란 전쟁, 대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국가별 관세(상호 관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중심으로 한 동맹 네트워크 약화 등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부정적이거나 논쟁적인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에 맞이한 미국의 250돌 생일에 자신이 미국의 '정신'을 이어갈 리더라는 이미지를 심는 것에 연설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러시모어산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전날 조지 워싱턴과 에이브러햄 링컨 등 미 전직 대통령 4명의 두상이 새겨진 러시모어산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공산주의 반대'를 역설한 것처럼, 야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반(反) 트럼프' 진영에 대한 이념 공세가 이날 연설에서도 등장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인 밤 10시 30분에서 11시 사이에는 '역대급 불꽃놀이'가 펼쳐집니다.

주최 측은 85만 발의 폭죽을 약 40분간 쏘아 올려 불꽃놀이와 관련한 기네스 세계 기록을 경신한다는 구상인 만큼, 자정에 가까워질수록 축제의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을 전망입니다.

변수는 미 동부 지역을 강타하고 있는 강력한 폭염 상황입니다.

이날 오전에 진행될 예정이던 워싱턴 DC 독립기념일 퍼레이드는 무더위 때문에 취소됐습니다.

미국의 중요한 기념일이지만 '반 트럼프' 진영에서는 이날 행사에 상대적으로 냉담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코네티컷, 일리노이, 메인, 매사추세츠, 노스캐롤라이나, 오리건, 펜실베이니아, 로드아일랜드, 워싱턴, 버몬트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거나 민주당 주지사가 재임 중인 몇몇 주들이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서 열리고 있는 '위대한 미국 박람회'에 불참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미국의 정치적 분열상이 부각됐습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뉴욕시에 정박한 함정 갑판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여러분은 오늘 소수지만 목소리는 큰 몇몇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위대함이 아니라 결점만을 집요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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