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동안 유럽을 중심으로 벌어지던 '반이민 시위'의 불길이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 번졌습니다.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일자리도 줄면서 이민자들이 혐오와 폭력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건데요.
유덕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원주민들이 쓰던 전투용 막대기를 든 시위대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도심을 점령했습니다.
일자리를 빼앗고 마약 범죄를 일으킨다며 이민자 추방을 요구하고 나섰는데, 남아공 전역 120곳에서 수천 명이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르와지 콰티/남아공 반 이민자 시위대 : (이민자) 마약상들을 쫓아내야 합니다. 이민자들은 불법 운영 중인 가게를 비워야 합니다.]
곳곳에서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약탈과 폭력을 행사해 900명 넘게 체포됐습니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다른 아프리카 국가 출신 이민자 약 2만 5천 명이 이미 남아공을 떠났습니다.
지난달 초 영국 벨파스트에서 수단 출신 흑인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40대 백인 남성이 크게 다치자, 마스크와 복면을 쓴 이들이 이민자들 집과 가게에 불을 지르는 등 방화와 폭력이 잇따랐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반이민 시위대가 나치의 인종청소를 연상시키는 '재이주'를 통해 유색인종을 아예 강제로 쫓아내자는 주장까지 펼치자, 수만 명이 맞불 시위를 벌이는 등 심각한 사회갈등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베로니카 마로타/이탈리아 이민자 지지 시위대 : 더 나은 삶을 찾아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이 늘 많았던 이탈리아가 어려운 상황을 피해 도망 온 사람들을 배척하는 건 어이없는 일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일반화되고 있는 불평등 심화와 경제난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이민자 혐오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성수/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경제적 부분의 어떤 욕구가 차지 않았을 때 일자리가 빼앗긴다고 생각할 것이고 복지가 줄어들게 되는 (이민자를 향한) 불만으로 이어지기가 굉장히 쉬운 구조입니다.]
AI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 증발 공포, SNS를 통한 선동과 허위 정보의 무차별 확산도 혐오와 폭력을 더 과격하게 만든다는 진단입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디자인 : 임찬혁)
'전투용 막대기' 들고 점령…신변 위협에 떠나는 이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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