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혈의집 인천 청라센터
헌혈할 때 필수적으로 거쳐야 했던 간 기능 검사가 36년 만에 사라지게 됩니다.
보건복지부는 다른 검사 기술 발전으로 효용성이 떨어진 간 기능 검사를 제외하는 내용의 '혈액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을 지난 1일부터 본격 시행했습니다.
그동안 안전성 확인 과정에서 버려지던 혈액의 낭비를 막고 만성화된 국가 혈액 수급 부족에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개정령의 핵심은 채혈 전 확인 항목과 채혈된 혈액의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 항목에서 수혈용 혈액에 적용되던 간 기능 검사를 완전히 삭제한 겁니다.
정부가 이 검사를 폐지한 이유는 핏속에 있는 B형 간염과 C형 간염 바이러스를 찾아내는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바이러스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 간세포가 손상됐을 때 수치가 올라가는 간 기능 검사를 우회적인 선별 수단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직접 복제해 미세한 양까지 정확하게 찾아내는 핵산증폭검사가 도입되면서 기존 간 기능 검사를 유지할 실효성이 없어졌습니다.
간기능 검사는 1990년부터 도입돼 30년 넘도록 유지돼 왔지만 의료계 안팎에서는 오랜 기간 혈액 낭비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받아 왔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지난 2009년에 간 기능 검사를 헌혈 선별 항목에서 제외하라고 권고한 바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은 약 20년 전에 이 검사를 퇴출했습니다.
한국 역시 이번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국제적 기준에 맞춰 검사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게 됐습니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국내에서 폐기된 혈액은 약 2억 cc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약 19만 유닛(1회 헌혈용 포장 단위)이 간 기능 검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버려졌습니다.
간 기능 검사는 피로나 음식 섭취 등 일상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수치가 일시적으로 변할 수 있어 수혈에 지장이 없는 건강한 혈액까지 폐기하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이번 조치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혈액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026년 4월 24일 기준 전국 혈액 보유량은 1만 5천203 유닛으로 1일 소요량인 5천52 유닛을 고려하면 약 3일분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적정 혈액 보유량인 5일분 이상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혈액 수급 부분 부족 단계인 주의 단계로 들어서기 직전의 관심 단계였습니다.
(사진=대한적십자 인천혈액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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