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럽에 닥친 살인 폭염 탓에 프랑스에서 에어컨을 둘러싼 난투극이 벌어졌습니다. 대형마트에서 반값 행사가 열리자 준비된 물량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파리 권영인 특파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부터 대형마트 앞에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문이 열리자 줄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새치기에 화난 사람의 주먹질이 이어집니다.
매장 안에서는 에어컨을 차지하기 위한 격렬한 난투극이 벌어지고, 비명을 지르면서도 손에 쥔 에어컨을 필사적으로 붙잡습니다.
한 남성은 여성에게서 에어컨을 강제로 빼앗기도 합니다.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 2개를 껴안은 여성은 실신한 듯 쓰러져 있습니다.
현지시간 2일, 한 대형마트가 프랑스에서 개최한 냉방기기 할인행사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지난달 말 40도가 넘는 폭염에 시달렸던 프랑스에서는 에어컨 재고가 바닥났는데, 반값 할인 에어컨이 풀리자 아수라장이 돼 버린 것입니다.
[아지즈/대형마트 인근 상인 : 정말 전쟁터 같았어요. 난장판이었어요. 싸우는 사람들 속에서 엄마들은 쓰러지고, 사람들은 서로 밀고, 아빠들은 때리고, 태어나서 그런 광경은 처음 봤어요.]
에어컨 설치 규제가 있는 프랑스는 에어컨 보급률이 25% 수준입니다.
살인적 폭염 속에 에어컨 문제는 병원과 학교 등에 대규모 냉방시설 설치를 주장하는 극우 진영과, 탄소 배출을 이유로 이에 반대하는 좌파 진영 간에 정치 쟁점으로까지 번졌습니다.
독일과 영국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실외기 없는 에어컨 수요가 폭증하면서 웃돈을 줘도 구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올리버 호라크/영국 시민 : 영국은 더위에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아요. 다른 나라에 가보면 그들이 (냉방시설) 인프라를 얼마나 더 잘 구축하고 있는지 아주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요.]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만 폭염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가 3천 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번 주말 유럽에는 다시 무더위가 예보됐습니다.
남부 유럽을 중심으로 산불까지 확산하면서 재난적 폭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채철호, 출처 : X(@europa·@inst_Actu·@french_report78))
살인적 폭염에 몰린 인파…'반값 에어컨' 놓고 난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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