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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8NEWS] [단독] 경찰이 놓치고 아버지가 버렸다…핵심 증거 '훼손된 리얼돌' 비하인드

00:00 인트로  
00:40 장윤기 아버지가 폐기했다는 리얼돌…핵심 증거인 이유는?
02:04 성범죄 목적 혐의를 놓친 경찰 수사팀 해명은?
03:24 살인과 강간 살인의 차이는? 
03:59 경찰의 부실 수사, 제식구 감싸기?
04:54 장윤기 아빠, 증거인멸 했지만 처벌 못한다?


지난 5월 5일 새벽이죠.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보행로에서 일면식도 없던 여고생이 납치 당해 흉기로 살해당한 사건입니다. 범인은 스물세 살 장윤기입니다. 

[장윤기/여고생 살해 피의자 : (지금 심정이 어떠십니까?) 죄송합니다. (스토킹 여성 왜 찾아갔습니까? 범행 동기는 뭡니까?) …….]

장윤기는 범행 11시간 만에 검거됐는데 자살을 결심한 상태에서 범한 우발적 범행이라고 조사 단계에서 일관되게 주장을 했습니다. 그런데 경찰 수사 과정에서 광주지역 경찰 간부인 장윤기의 아버지가 핵심 증거를 인멸했다는 저희 SBS의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1. 장윤기 아버지가 폐기했다는 리얼돌…핵심 증거인 이유는?
리얼돌은 사람 신체 모양을 본 뜬 성인용품입니다. 장윤기의 아버지인 현직 경찰 간부가 이걸 분해해서 버렸다는 건데요. 장윤기 주거지에서 발견된 리얼돌이 2개인데 리얼돌 그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그저 단순한 성인용품 정도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필 목과 가슴 부분 그러니까 리얼돌의 목과 가슴 부분이 무언가로 훼손된 흔적들이 발견됐다는 겁니다. 성인용품을 단순히 그 원래 목적으로만 쓴 건 아닌 것 같다는 거죠. 그렇다면, 최소한 수사를 하는 입장에선 살인이라는 중대한 범죄와 이 성적인 무언가를 연결짓지 않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일반 살인과 성범죄 목적이 전제된 강간 살인은 형량 차이가 아주 크기 때문에  이 성적인 부분을 규명하기 위해선 이 훼손된 리얼돌이 핵심 증거가 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물론 검찰이 이것만 가지고 성범죄가 전제됐다고 판단한 건 아니고요. 장윤기가 평소에 했던 말들을 블랙박스 녹취와 주변인 진술들을 통해서 폭넓게 파악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여고생을 봉고차에 납치해야겠다’라거나 ‘내 앞에 나타난 여자가 불쌍하다’ 이런 식의 얘기를 장윤기가 평소에도 했다고 합니다.

2. 성범죄 목적 혐의를 놓친 경찰 수사팀 해명은?
경찰은 장윤기의 주장대로 일반 살인 혐의만 적용해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이 살인 행위가 있기 전에 성범죄 목적이 있었다고 보고, 보완 수사를 거쳐서 일반 살인이 아니라 강간 살인으로 혐의를 바꿔서 재판에 넘겼습니다. 경찰도 장윤기 주거지에서 리얼돌을 발견을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살인이라는 범행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봐서 압수를 하진 않았다" 이렇게 저희한테 설명을 했는데요. 그 당시에 살인 행위 자체에만 집중한 거 아니냐, 이렇게 보여지고요. 그 살인 동기가 실체 규명에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그렇게까지 보질 않은 거 같습니다. 또 경찰이 장윤기 차량에서 블랙박스 SD카드를 확보하지 못했거든요.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자기들도 확보 시도는 했는데, 그 블랙박스에 이미 SD카드가 빠져있었다고 그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똑같은 차의 트렁크에서 SD카드를 발견을 해요. 물론 경찰이 확보하려던 그 SD카드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 차량에서 또 다른 핵심 증거로서의 SD카드를 확보를 한 거니까, 경찰의 초동 수사에 허점이 많았다, 이런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3. 살인과 강간 살인의 차이는?
같은 살인이지만 살인의 목적에 따라서 법정형 하한선이 다른 게 핵심입니다. 경찰이 적용했던 일반 살인 혐의의 경우 법정 하한선, 그러니까 혐의가 인정됐을 때 판사가 선고할 수 있는 가장 낮은 형이 징역 5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성범죄 혐의를 추가한 강간 살인 혐의는 최소 무기징역입니다. 그러니까 법원이 유죄로 판단만 하면 장윤기는 무기징역 또는 사형, 이 둘 중 하나로만 선고를 받게 되는 겁니다.

4. 경찰의 부실 수사, 제식구 감싸기?
의심이 들죠. 우선 저희가 어제 단독 보도 해드렸듯이, 장윤기 아버지가 직전에 근무했던 경찰서에서 이번 사건을 수사했습니다. 근무연이 있다는 거고요 물론 그것만으로 단정할 순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경찰이 실제로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했어야 할 수사들마저 하지 않았다는 게 저희 취재를 통해서 그리고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서 이미 많이 알려졌다는 거고요. 심지어 그 과정에서 피의자의 아빠가 증거인멸까지 하기에 이른 겁니다. 어쨌든 경찰도 사안이 중대하다고 봐서, 경찰청과 국가수사본부 차원에서 감찰에 나섰습니다. 장윤기 부친의 비위행위, 그리고 수사 과정에서의 문제는 없었는지 감찰에 들어갔으니까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될 거 같습니다.

5. 장윤기 아빠, 증거인멸 했지만 처벌 못한다?
그렇습니다, 증거인멸만으론 처벌을 못 합니다. 우리 현행법상 가족이나 친족이 사건 관련 증거를 인멸하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특례 조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범죄로 처벌을 하려면 그 행위가 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고 위법성도 있으면서 그 책임을 지울 수 있느냐 까지 다 따져야 하는데요. 장윤기 아버지의 행위는 범죄의 구성요건과 위법성은 충족을 하는데 특례 조항에 따라서 책임성이 조각되는 거라, 결과적으로 법적 처벌은 불가능합니다. 법적으로는 ‘기대가능성이 없다’ 이렇게 표현하는데요. 아무리 범죄를 저질렀어도, 그 가족에게까지 증거인멸을 하지 않을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즉 증거인멸을 통해서라도 가족을 보호하려는 게 인간 본능적인 거라서 이 행위가 아무리 불법이라도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런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저희의 첫 보도가 나가고 나서, 이 특례 제도를 시대적 흐름에 맞게 개선해야 하는 건 아닐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취재 : 신용일,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황세회·박우진, 영상편집 : 류지수, 디자인 : 육도현,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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