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쥐 / 자료사진
물린 자국이 없었는데도 박쥐와 접촉한 11세 소년이 광견병으로 숨진 사례가 보고됐다고 미국 CNN방송이 현지 시간 1일 보도했습니다.
캐나다의학협회저널(CMAJ)에 따르면, 이 소년은 지난 2024년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한 오두막에서 잠을 자다가 입과 코 위에 어떤 물체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잠에서 깼습니다.
이 물체는 박쥐였고, 소년은 박쥐를 손으로 쳐서 얼굴에서 떼어냈습니다.
당시에는 아이의 몸에 물린 흔적이 없는 데다 박쥐의 행동에도 이상한 것이 없어 아이 부모는 별다른 의료 조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박쥐 소동이 벌어진 지 19일 만에 이 소년은 오른쪽 얼굴에 점진적인 마비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식욕이 떨어지고 얼굴이 붓는 증상도 나타났습니다.
이 소년은 증상 발현 4일 후 지역 응급진료소에서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안면 신경 마비 증상 진단을 받고 약 처방을 받았습니다.
3일 동안 약을 먹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이 소년은 온타리오주 시립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습니다.
부모는 시립병원 의료진에게 박쥐 관련 내용을 전했지만, 의료진은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으로 입술과 입에 상처가 생기는 치은염 진단을 내리고 퇴원 조치했습니다.
해당 소년은 퇴원 다음 날 발열과 삼킴 곤란, 환각, 혼란 등 증세를 보였고, 밤부터는 증세가 급격하게 나빠져 인공호흡기를 단 채 소아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이 소년은 뒤늦게 광견병 감염이 확진되어 이후 치료를 받았지만, 입원 17일 만에 숨졌습니다.
캐나다 수의학협회(CVMA) 웹사이트에 따르면 감염된 동물에게 물리거나 동물의 체액이 코와 입, 눈 등으로 들어가면 광견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CVMA는 캐나다에서 동물의 광견병 감염 사례는 매년 수천 건 확인되지만, 사람이 광견병에 걸린 사례는 1924년 이후 28건에 불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인간이 광견병에 걸리는 사례의 99%는 개 때문이지만, 개 등에 대한 통제가 이뤄지는 미주 지역에서는 박쥐가 주요 감염 원인으로 꼽힙니다.
캐나다에서는 스컹크와 여우도 광견병을 전파하는 주요 매개체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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