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스바겐 로고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이 선박용 엔진 사업부 '에버런스'를 성공적으로 매각했음에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감원 계획에 빛을 잃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폭스바겐은 미국 사모펀드 베인 캐피털에 과반 지분을 매각해 74억 유로의 매각 대금을 확보했다고만 지난 25일 밝혔는데, 이번 거래의 전체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이번 입찰에서 부채를 포함한 에버런스의 기업가치를 거의 100억 유로로 평가받았습니다.
이는 지난해 매각을 시작했을 당시 기대했던 60억 유로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폭스바겐이 지분 51%만 매각했음에도 74억 유로의 매각 대금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에버런스의 부채를 늘리는 자금조달 방식을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10개월 동안 진행된 이번 비공개 매각 입찰에는 베인 캐피털, CVC, EQT 등 사모펀드 3곳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습니다.
폭스바겐은 인수 후보 모두에게 낙찰자가 결정되는 대로 신속하게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사전 법적 절차를 입찰 전날 마치도록 요구했습니다.
인수 후보 모두 에버런스의 기업가치를 비슷하게 평가했고 2030년까지 고용과 기존 사업장 존속 보장에 동의했지만 베인 캐피털이 제시한 패키지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폭스바겐 입장에선 이번 에버런스 지분 매각은 막대한 이익을 남긴 '기록에 남을 만한' 거래였다는 평가가 거래 자문업계에서 나온다고 FT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틀 만에 폭스바겐이 최대 10만명을 감원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오는 7월 폭스바겐 감독위원회에 제출될 이 감원 계획은 1990년대 제너럴모터스(GM)와 IBM 규모를 웃도는 기업 역사상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라고 FT는 전했습니다.
전체 일자리 62만 5천 개 중 거의 6분의 1을 없애고, 공장 4곳을 폐쇄하는 대규모 감원 계획입니다.
UBS 애널리스트 패트릭 허멀은 에버런스 매각 이익이 새로운 구조조정 비용으로 상쇄될 수 있다며 주주 배당을 늘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허멀은 "올 하반기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추가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주주 입장에서는 에버런스 거래로 인한 흥분이 거의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FT는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가 대규모 구조조정과 이를 위한 자산 매각을 단행할지를 결정해야 하면서 동시에 차세대 차량 개발에 필요한 투자를 확보하는 과제에 직면했다고 짚었습니다.
폭스바겐은 배터리 부문인 파워코(PowerCo)와 자율주행 부문인 ADMT의 지분 등 비핵심 자산을 추가로 매각할 수 있음을 시사해 왔습니다.
이미 트럭 제조 부문인 트라톤(Traton)의 지분은 축소했습니다.
한 소식통은 폭스바겐이 추가 자산 매각에 나설 경우 매각 대금을 투자 재원으로 쓸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과 단지 계속되는 비효율에 사라져버리는 돈이 될 것이라는 비관적 시각이 공존한다고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에버런스 매각 성공에 이어 오토바이 브랜드 두카티(Ducati) 매각이나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 기업공개(IPO) 등 '핵심 자산' 매각 카드도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폭스바겐이 이들 브랜드를 매각할 가능성은 낮으며, 파워코 등 적자를 내는 자산을 정리하는 것은 에버런스 매각만큼 수익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폭스바겐의 미국 픽업 트럭 브랜드인 스카우트의 CEO는 IPO도 옵션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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