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사들이 아동 학대 혐의로 학부모에게 고소당하는 교권 침해 사례, 저희가 연속 보도로 전해드렸습니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는 건데,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는 대안은 없는 건지, 조윤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현행 아동복지법에서 금지하는 행위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
폭행이나 폭언 등이 없어도 학부모가 교사를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할 수 있는 근거 조항입니다.
여기서 '정서적 학대 행위'라는 개념이 모호하다 보니 운동장에서 운동을 시켰다가, 교실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게 했다가 교사가 고소를 당하기도 합니다.
[A 씨/초등학교 교사 : 어떤 기준도 사실은 없어요. 그냥 '기분 나쁘네, 신고해야지' 이런 거예요.]
정서적 학대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덕난/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 : (정의를) 폭언이나 욕설, 이런 것 등으로 해서 아동의 심리 정서적 측면에서 발달에 해를 끼치거나 악영향을 끼친 이런 것들로…. 신고 접수받는 지자체나 경찰 단계에서도 법률에 몇 가지 열거되면 그것을 참고해서….]
시도 교육감이 교사의 행위를 정당한 교육 활동이라고 판단해도 이미 수사가 시작됐다면 현행 법 규정상 수사를 멈출 수 없습니다.
나아가 경찰이 무혐의로 결정하더라도 사건을 무조건 검찰로 넘기게 돼 있습니다.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일 텐데, 교사들을 소송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합니다.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 행위라고 본 사건 중 95.2%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이덕난/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 : 경찰이 수사를 해 보고, 그리고 나서 혐의가 없다고 인정되면 자체 종결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민형사 소송에 시달리다 최종 잘못이 없다는 판결을 받아도 소송을 제기한 학부모를 상대로 교사가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A 씨/초등학교 교사 : (학부모에 대한) 무고죄는 웬만해서는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리스크가 없으니까 그냥 고소를 남발하는 거예요.]
[B 씨/초등학교 교사 : 생활지도를 열심히 하다가 억울하게 고소당한 것에 대해서 학부모들이 형식적으로라도 사과할 수 있는 제도라도 최소한 (도입)되는 게…. 형식적인 서면이라도요.]
교사들은 정부나 교육청의 도움이 거의 없어 소송을 혼자 감내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합니다.
교육부는 최근 교권보호과를 신설하겠다고, 몇몇 시도 교육감 당선인은 교권 보호 조직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면 말고' 식으로 아동 학대 고소부터 하고 보자는 인식이 바뀌는 걸 겁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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