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월드컵 지휘봉을 두 번이나 잡았지만, 두 번 모두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습니다. 홍 감독은 또다시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는 오명을 안게 됐습니다.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이정찬 기자입니다.
<기자>
짙은 색 옷차림으로 기자회견장에 선 홍명보 감독은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사퇴 의사를 밝히는 '입장문'을 2분가량 낭독했습니다.
[홍명보/축구대표팀 감독 :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오늘 저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기대하셨던 결과를 끝내 보여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습니다.]
질문은 받지 않았고, '최악의 결과'가 나온 배경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습니다.
[홍명보/축구대표팀 감독 :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순 없습니다. 하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습니다.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이로써 역대 축구대표팀 감독 가운데 유일하게 두 차례 월드컵을 지휘했던 홍 감독은 12년 전 브라질 대회에 이어 또 한 번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하며 임기를 남기고 '불명예 퇴진'하게 됐습니다.
선수단은 급히 항공편을 구하느라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 쓸쓸한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입성 첫날부터 우리 선수들을 뜨겁게 응원한 현지 팬들과 교민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따뜻한 위로를 보냈지만,
[멕시코는 당신을 사랑해.]
선수들은 가볍게 인사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뗐습니다.
결국 한국 축구는 아시안컵을 6개월 앞두고 회장도, 감독도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박기덕, 디자인 : 황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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