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구글이 자사의 제미나이 인공지능(AI) 모델을 이용하는 경쟁사인 메타플랫폼스(메타)에 대해 사용량을 제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현지시간 28일 보도했습니다.
이는 구글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AI 전산자원(컴퓨팅 파워)을 요구한 것에 따른 조처로, 세계 정상급 AI 업체들도 인프라 부족과 병목 문제에 시달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됩니다.
FT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3월 메타 측에 대해 메타가 구매하고자 하는 제미나이 용량을 모두 제공할 수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이 조처로 메타의 내부 AI 프로젝트 일부가 차질을 빚었고, 이 제한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타는 이런 제약에 대응하고 AI 비용을 통제하고자 직원들에게 AI 사용량 단위인 'AI 토큰'을 더 효율적으로 쓰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다른 여러 구글 고객사도 이번 제한 조치의 영향을 받았으나 그 정도는 덜했고, 메타는 구글 모델에 대한 수요가 유독 높았기 때문에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고 FT는 짚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메타는 사내 보안 프로세스의 자동화, 온라인 사기 단속, 유해 콘텐츠 차단 등의 주요 업무와 사내 개발 작업에 제미나이를 많이 씁니다.
메타는 '라마' 등 자사의 AI 모델이 제미나이보다 성능 면에서 크게 뒤처지면서 일단 경쟁사 AI를 업무에 쓰기로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초고도 AI 개발을 공언하며 인재 영입과 인프라 확대에 이례적 거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당장의 기술 격차를 해결할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이번 보도에 대해 구글과 메타는 답변을 거부했다고 FT는 전했습니다.
이 사태는 AI 산업에서 커지는 인프라 압박 문제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칩, 데이터 센터, 전력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는 상황이지만 이미 최대 테크 기업들조차 고급 모델과 AI 서비스를 돌리는 데 필요한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메타 등 대기업 고객들의 수요가 치솟으며 구글은 추가 용량을 마련하고자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구글은 이달 초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로부터 전산 인프라를 임차하기 위해 월 9억 2천만 달러(1조 4천164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자사의 클라우드(원격 전산자원 대여 서비스) 매출이 처음으로 200억 달러(30조 8천억 원)를 돌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한 계약은 체결되었으나 인도되지 않은 클라우드 수주 잔고가 전 분기 대비 거의 두 배로 늘어 4천6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피차이 CEO는 "분명히 우리는 단기적으로 컴퓨팅 제약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가 수요를 맞출 수 있었다면 클라우드 매출은 더 높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기업들이 업무 전반에 챗봇, 코딩 어시스턴트, AI 에이전트(고급 업무 도우미) 등을 도입하면서 AI 컴퓨팅 수요는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메타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사와 달리 클라우드 사업을 직접 하지 않기 때문에 AI 개발과 서비스 운영과 관련해 인프라 병목 문제에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메타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2028년까지 미국 내 AI 인프라에만 6천억 달러(923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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