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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웨덴 한반도특사 "통일부, '선린부'로 명칭 바꿔야"

전 스웨덴 한반도특사 "통일부, '선린부'로 명칭 바꿔야"
▲ 26일 제주포럼 세션에서 발언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알렉스 웡 전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 정연두 외교전략정보본부장, 켄트 해슈테트 전 스웨덴 한반도 특사, 김형진 전 국가안보실 2차장.

지난 2019년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등 북미 대화를 지원했던 켄트 해슈테트 전 스웨덴 한반도 특사가 통일부의 기존 역할과 대북 접근법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그는 오늘(26일) 오후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주포럼 세션에서, 통일부 대신 '선린부'(Ministry of Neighborly Relations)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켄트 해슈테트 전 특사는 선린부에 대해 "두 국가 사이 관계를 관리하고, 소통을 유지하며 우발적 충돌 위험을 줄이고 신뢰를 구축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통일이 아닌 '두 국가' 관계를 내세우는 상황에서, 한국도 북한과 대화하기 위한 제도적 틀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입니다.

그는 "한국은 오랫동안 통일을 국가 목표로 삼아왔지만, 북한은 이미 그 계산을 바꿨다"면서 "통일보다는 서로 다른 체제를 가진 두 이웃 국가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집중하는 것이 생산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는 한국이 북한에 맞춰야 한다는 게 아니라 변화한 현실에 맞게 제도도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독일도 동독과 서독이라는 두 국가가 오랫동안 공존하다가 통일이 이뤄졌다"며 "장기적으로는 어떤 일도 불가능하지 않지만, 현실에서 지금의 제도적 틀이 대화를 촉진하는 데 적합한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통일부의 역할을 '통일'보다 공존과 위기관리 중심으로 재편하자는 구상은 국내에서도 쟁점으로 다뤄져 온 사안입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에서 통일부 명칭 변경은 "검토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올해 5월에는 통일백서에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 관계' 표현이 담기면서, 헌법상 통일 지향 원칙과의 관계를 둘러싼 쟁점이 다시 부각됐습니다.

당시에도 이를 두고 '통일 포기가 아니라 변화한 남북관계를 관리하기 위한 현실적 평화공존 전략'이라는 설명과, '헌법상 통일 지향 원칙을 약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맞섰습니다.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북한의 변화한 입장을 감안해 남북관계를 현실적으로 관리할 필요성과, 헌법상 통일 지향 원칙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달려있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오늘 세션에서는 북미 협상과 관련해 정상 간 담판보다 권한을 갖춘 실무협상이 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제언도 이어졌습니다.

알렉스 웡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대해 "북미 정상이 비핵화에 대해 처음으로 합의한 문서"라고 평가하면서도 실무협상이 충분히 진전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고 짚었습니다.

웡 전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국무부에서 대북특별부대표와 동아태 부차관보를 지내며 대북 협상 실무를 담당한 바 있습니다.

그는 "미국은 정부 부처 전문가를 모두 참여시켜 협상팀을 꾸렸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협상 권한도 명확히 위임받았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에는 정부 전체를 대표할 권한을 위임받은 실무협상가가 없었다"며 "그렇다 보니 정상들이 합의할 구체적인 조치를 사전에 만들어내기 어려웠고, 결국 정상회담이 지나치게 정상 중심으로 운영됐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협상이 재개된다면 북한 실무대표단에 보다 실질적인 권한이 부여돼야 한다"며 "그래야 생산적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해슈테트 전 특사도 "협상이 시작되면 정상회담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실제 중요한 일은 실무협상에서 이뤄지고, 정상은 마지막 중요한 문서에 서명하고 최종 결정을 내릴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필요한 것은 정상회담뿐 아니라 실무협상, 지속적인 소통 채널, 싱크탱크와 국제기구, 북미·남북 간 다양한 협의 채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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