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과학수사대가 땅속에 겹겹이 싸인 이불을 걷어냅니다.
웅크린 듯한 자세로 누워있는 백골 시신, 생후 30개월을 채 넘기지 못한 어린아이의 유골이었습니다.
최근 경기도 시흥에서 벌어진 아동 학대 사망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올해 3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학생이 입학식 다음 날 엄마와 함께 찾아와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떠났는데, 체험학습 기간이 끝나도 학교에 돌아오지 않자 이를 수상하게 여긴 학교 측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경찰은 친모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인근 모텔에서 친모 김 씨와 전 연인 임 씨를 검거했는데, 조사 과정에서 친모 김 씨는 "아이를 아는 이모에게 맡겼다" "입양 보냈다"는 등 앞뒤가 안맞는 진술을 늘어놨지만, 전 연인 임 씨는 아이가 이미 사망했고 자신이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자백하면서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최민성/국과수 수석전문관 : 몸의 연조직은 거의 소실되고 약간 일부만 남아 있었어요. 머리카락이라든가 뼈대들도 거의 다 분리된 상태로. 뼈와 뼈를 연결하는 인대들까지도 전부 부패돼서 사라질 정도의 기간만큼.]
수사 결과 아이는 2020년 친모에 의해 숨졌고 전 연인 임 씨에 의해 야산에 묻힌 것으로 밝혀졌는데, 친모 김 씨는 입학 연기 제도와 행정 절차의 허점을 이용해 아이의 죽음을 6년 간 은폐해 왔습니다.
이후 행정기관의 확인을 피하기 위해 전 연인 임 씨의 9살 조카를 숨진 아이의 대역으로 내세워 학교에 데리고 가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떠난 학생은 대역인 임 씨 조카였던 겁니다.
[이세원 교수/강원대 사회복지학과 : 아동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중학교에 들어가면 아동학대가 발견되기가 쉬워요. 학교에 나오게 되니까. 그런데 영유아는 그런 공적 시스템에 아이가 등장하지 않거든요. 아이가 출생해서 그리고 학교에 가는 취학 시점까지 그 6~7년의 시간 동안 어떠한 국가의 개입도 없는 거죠.]
믿을 수 없는 끔찍한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건 엄마가 아니라 악마다", "친모와 전 연인 모두 사형에 처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제도적 보완을 위해 지난 5월부터 병원 진료 기록이 없는 6살 이하 위기 아동을 대상으로 전담 인력을 투입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획 : 윤성식, 영상편집 : 서병욱, 영상출처 : 그것이 알고 싶다 1492회,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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