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여백을 두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점점 짙어지는 푸른 점 하나가 찍혀 있습니다.
이우환 화백의 대표작인 다이얼로그입니다.
검찰이 최근 이우환 화백의 다이얼로그 연작이라고 속여 그림을 판매하고 약 11억 원을 챙긴 미술품 판매사 대표 A 씨와 국내 유명 갤러리 전 영업이사 B 씨 등 2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SBS가 확보한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3년 10월 미술품 전시회사 대표 C 씨에게 이우환 화백의 '다이로그 블루' 그림이라고 판매하면서, "이우환 화백에게서 직접 구매한 변호사로부터 넘겨받은 그림"이라고 소장 이력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이 설명한 구매 경로나 소유권 이력은 확인이 불가했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월, C 씨가 사기를 당했다면서 이들 일당을 경찰에 고소하면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보고 사건을 불송치 처리했는데,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의 '진품' 감정서 등을 토대로 이들이 C 씨를 기망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C 씨는 수사 결과에 불복해 검찰에 이의 신청했는데,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경찰은 결론을 바꾸지 않고 다시 불기소 의견을 냈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C 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그림 구매 결정엔 진품 감정서보다 소장 이력이 주효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누가 사고 누가 팔았는지, 그림 족보에 해당하는 소장 이력이 더 중요한 증거로 받아들여진 겁니다.
이후 검찰은 A, B 씨를 불러 추가 조사하는 등 직접 보완수사 한 끝에…소장 이력을 속여 C 씨로부터 부당하게 이익을 챙겼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경찰 불송치 처분한 사건 가운데 사건 관계자 이의신청으로 검찰로 송치된 사건은 5만 3천406건, 수사권 조정 첫 해보다 배가 넘습니다.
이 가운데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나 보완 수사 요구를 통해 경찰 결론이 뒤집힌 사건도 4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취재 : 신용일,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서승현,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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