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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무임승차 조정 나선 이유는…"나이 들수록 지하철보다 버스"

서울 무임승차 조정 나선 이유는…"나이 들수록 지하철보다 버스"
▲ 24일 서울역버스환승센터. 서울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70세 이상 시민 중 서울시장이 정한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교통비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다.

서울시가 어르신 버스 교통비를 지원하려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버스를 많이 타는 수요를 반영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오늘(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어르신 교통카드'를 발급하고 있습니다.

이 카드로 버스도 탈 수 있지만, 제값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작년 7월 기준 어르신 교통카드 이용 실적을 분석한 결과 버스 이용 비율이 만 90세 이상에서 37.8%에 달했습니다.

만 65∼69세에서는 12.8% 수준이었지만 70∼74세 16%, 75∼79세 21.3%로 나이가 들면서 점차 높아졌습니다.

이는 고령일수록 장거리 이동보다는 병원 진료와 장보기, 복지관 방문 등 생활권 내 단거리 이동을 주로 하며 이들 사이를 오가는 버스에 더 의존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시는 역세권 거주 여부에 따른 어르신 교통복지 격차를 줄이는 것은 물론 무임승차 지원의 무게중심을 지하철에서 동네 생활권으로 전환하기 위해 버스비 지원을 추진합니다.

시는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월간 최대 14회 교통비를 지원할 경우 연간 약 525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는 대상자들의 연간 버스 이용량(약 3천500만 건)에 평균 운임 1천500원을 적용한 수치입니다.

시는 정책의 재정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현행 만 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방안을 함께 추진합니다.

지하철에서 줄인 예산으로 버스 지원비를 충당해 추가적인 세금 부담 없이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것입니다.

연령이 조정되면 만 65∼69세 이용자(작년 기준 연간 약 8천500만 명) 중 유료 전환 후에도 지하철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율(43.5%)과 기본 운임(1천550원)을 고려했을 때 연간 약 572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무임승차 연령 상향을 추진하는 데는 사회 변화도 한몫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노인 연령은 평균 71.6세였습니다.

또 65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2000년 29.6%에서 2025년 40.7%까지 높아졌습니다.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는 최근 시에 공문을 보내 '우리나라의 대부분 65∼70세 어르신은 경제 활동과 사회 참여가 활발하다'며 무임 적용 연령 상향에 동감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고광선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장은 앞서 2023년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무임승차 연령 상향에 대해 "꽤 오래된 관행인데 하루아침에 여론화해 바꾸는 것은 상당한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습니다.

다만 오늘 MBC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는 "우리 사회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고령화가 빠르다"며 "(무임승차 연령 상한에 대한) 준비가 덜 돼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도 이 문제를 조금 더 심도 있게 접근해 줬으면 좋겠다"고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노인회 서울시연합회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서울시 등과 논의해 온 사안으로 어르신들의 의견도 많이 듣고 있다"며 "기존 '영 시니어' 수혜자까지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렵기에 공청회를 열어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외에는 이미 교통비 지원 대상 어르신을 70세 이상으로 정한 곳도 있습니다.

일본 도쿄도는 교통비 지원 대상을 70세 이상으로 설정하고 철도와 버스 요금을 함께 지원합니다.

오사카시는 70세 이상 주민에게 경로우대 승차증을 발급해 지하철과 뉴트램, 시영버스 요금을 할인해줍니다.

시는 비교적 이동이 덜 불편하고 경제활동 여력이 있는 65∼69세 어르신에게 지하철 무임 혜택을 주기보다는, 이동이 더 불편한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지하철과 버스 이용까지 지원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시는 다음 달 중 공청회를 여는 등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신속히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구체적 시점을 못 박은 것은 아니지만, 오늘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어르신 버스비 지원 사업의 경우 예산 편성 문제가 해결되면 이르면 내년부터도 시행할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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